정부가 사업재편을 추진하는 기업에 1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추진한다. 디지털 전환과 탄소중립 등 경영환경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기업 역시 변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금융지원을 통해 국내 기업 경쟁력 회복과 신산업 진출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3일 '기업의 사업재편에 대한 금융지원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산업통상자원부의 사업재편 승인기준과 금융기관 심사기준이 달라 금융지원 연계가 곤란했는데, 금융지원이 가능한 기업들이 사업재편기업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사전선별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현재 산업부는 기업활력법에 따라 신산업 진출과 과잉공급 완화, 산업위기지역 위기극복 기업중 심사를 통해 사업재편기업을 지정한다. 이렇게 선정된 기업은 대부분(66.3%) 승인당시 신용등급이 BB 이하(2021년 6월말 기준)로 재무관련 결격사유 등 금융지원 적격성 관점에서 검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금융위는 앞으로 사업재편 종합지원센터에서 사업재편 신청기업 재무상황을 파악하고 결격사유 해당여부(한계기업‧자본잠식‧유주의 이하 등)를 판단한다. 결격사유 심사를 통과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TCB(기술신용평가)사에 의해 기술성과 사업성 여부를 평가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매출실적과 담보력이 부족한 중소‧벤처기업은 일반 신용평가만으로는 적극적 금융지원이 어려워 기술력과 신용도를 함께 고려하는 기술신용평가가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확대가능성 등 신사업 진출 타당성을 평가하고, 재무제표 분석과 신규 투자자 확보여부 등 자본확충 능력을 평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업재편기업으로 선정된 기업들에게는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해 1조원 이상의 실질적 지원을 실시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사업재편기업을 주목적 투자대상으로 하는 펀드를 신설해 2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지원한다.
KIAT(한국산업기술진흥원) 중심 '사업재편 혁신펀드'는 사업재편 승인기업에 30% 이상, 사업재편 추진기업에 60% 이상 투자하고, IBK기업은행 중심의 '사업재편 펀드'는 사업재편 추진기업 등에 50% 이상 투자한다. 사업재편 혁신펀드는 750억원, 사업재편 펀드는 1450억원 규모다.
우대금리 등을 바탕으로 하는 전용 대출과 보증 상품을 통해 7000억원 이상 금융지원을 실시한다. KDB산업은행은 사업경쟁력강화 지원자금(5000억원)으로 사업재편 승인 기업에게 금리를 최대 1%포인트 인하해준다.
신용보증기금은 사업재편 보증(1000억원)을 활용해 사업재편 승인기업과 추진기업에게 보증비율‧보증료‧보증한도 우대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사업재편기업 P-CBO(신규발행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자산담보부증권)를 통해 사업재편 승인기업 대상으로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지원한다.
아울러 사업재편 승인기업이 보유한 자산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매각 후 임대하는 등의 방식으로도 1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할 예정이다.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기업이 영업기반을 유지하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금융위는 오는 9월부터 선정되는 기업을 대상으로 결격요건 심사와 TCB 평가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사업재편 추진기업에 대한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며 "향후에도 사업재편 활동 지원을 위해 정책금융은 대규모, 장기, 위험 분야 등에 중점을 둘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