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가 자체결제망 구축으로 비씨카드로부터의 독립을 구체화하면서 비씨카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영업 수익의 절반 이상이 결제망 서비스를 통해 나오는 만큼 향후 수익성 타격이 불가피해서다.
이에 비씨카드는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구축, 자체카드 출시 등 다양한 수익성 방어책을 모색하고 있다.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비씨카드의 올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9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402억원 대비 127.1%(511억원) 증가한 수치다. 올 상반기 영업외수익이 619억원으로 1년전(1억원)보다 급증한 덕을 봤다. 지난해 9월 편입한 밴(VAN)사 스마트로 수익이 반영된 결과라고 비씨카드는 설명했다.
다만 영업수익은 1조7595억원으로 전년 1조7211억원 대비 2.2%(384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우리카드가 올해말 자체결제망 구축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익다각화가 절실한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비씨카드 영업수익의 80% 이상이 결제망 제공 관련 수수료이기 때문이다. 은행, 카드사 등 회원사에 결제 플랫폼을 제공하고 가맹점 모집·관리·대금결제 등을 대행해주며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우리카드는 8개 전업카드사중 유일하게 비씨카드 결제망을 이용하고 있다. 회원사 가운데 약 37%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올해말 계약관계 마침표가 찍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카드가 비씨카드 결제망 비중을 줄여나가면 관련 부문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우리카드는 비씨카드 결제망 관련 수수료의 절반가량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우리카드는 자체결제망 구축을 위한 첫 단계로 가맹점 식별 시스템 체계를 확보했다. 비씨카드에 맡겼던 대행 업무를 스스로 수행하고, 확보한 가맹점 데이터를 통해 초개인화 마케팅과 개인사업자 신용평가(CB) 등 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체결제망 구축과 카드시장 지속성장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회원사 이탈 움직임에 비씨카드도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핵심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한 '국가간 결제 글로벌 네트워크(N2N) 구축'이다. 국가간 카드결제를 중계·정산하면 결제금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을 수 있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으로 국내외 여행시장 재개가 본격화하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자체카드 개발도 한창이다. 지난 6월엔 비씨 자체 브랜드인 비씨바로카드 전용으로 신세계백화점 제휴카드 5종을 출시했다. 간편결제 등 5개 영역에서 7% 할인해주는 '세븐 플렉스', 커피·외식 등 5개 영역에서 최대 10% 할인해주는 '콰트로 플러스', 온라인 쇼핑 등 8개 영역에서 최대 7% 할인해주는 '클리어 플러스' 등이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자체카드 지속 개발을 통해 차별화된 개인 맞춤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