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면서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수신 금리)도 속속 오르고 있다. 최고 금리가 연 5%에 육박하는 상품들을 어렵잖게 찾을 수 있게 됐다. 수신 자금 유치 경쟁에 더해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금리차이) 공시 눈치보기가 겹친 모습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가 3%라는 것은 정기예금이나 위험도가 거의 없는 정부채권에 5~6%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의식한 듯 금통위 기준금리 인상 후 은행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기준금리 인상 당일 오후 이튿날(13일)부터 19개의 정기예금과 27개의 적금 금리를 최대 1%포인트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다른 정기 예금 금리도 0.3~0.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대부분 적금 상품도 금리가 0.3~0.8%포인트 오른다.
첫거래 조건으로 우대금리(1%포인트)가 붙는 비대면 전용 '우리 첫거래 우대 정기예금'은 최고 연 3.8%에서 최고 연 4.8%로 금리가 1%포인트 오른다. 적금 중에서는 '우리 페이 적금', '우리 매직(Magic) 적금 바이(by) 롯데카드' 등 주력 판촉 상품 금리를 1%포인트씩 올렸다.
NH농협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14일부터 수신금리를 올린다. NH농협은행의 거치식예금 금리는 0.5%포인트 인상된다. 적립식 예금은 기존보다 0.5~0.7%포인트 상향 조정된다. 'NH올원e예금'(12개월 만기)이 4.3%(기본), 적금은 'NH1934월복리적금'(12개월 만기)이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고 6.1%까지 나온다.
신한은행도 14일부터 예·적금 39종에 대해서 금리를 최고 0.8%포인트 인상키로 했다. 상품별 가입 기간에 따라 거치식 예금은 최고 0.8%포인트, 적립식 예금은 최고 0.7%포인트 인상된다. 정기예금 대표 상품인 'S드림 정기예금'(12개월) 기본금리가 0.6%포인트 오른다. '쏠편한 정기예금'(12개월)도 우대 포함 4.5%의 금리가 적용된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조만간 예·적금 금리를 올릴 예정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대형 은행에서도 까다롭지 않은 조건만 충족하면 연 4.5% 넘게 받는 예금 상품이 적잖다"며 "11월에 기준금리가 한 번 더 올라가면 연말에는 5%대 예금 상품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에서는 이미 연 5% 금리가 넘는 예금 상품들이 적지 않게 보인다. 예가람저축은행의 'e-정기예금'(12개월 만기) 상품과 KB저축은행의 'KB e-plus 정기예금'(36개월 만기) 상품은 각각 연 5.15%와 5%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