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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바 22.5돈 줍니다' 보험 GA설계사만 웃는 이유

  • 2022.10.14(금) 07:43

첫해 수수료 제한 '1200%룰' 허점 이용
불완전판매·부당승환계약 등 소비자피해 우려

#. 삼성생명 전속 보험설계사 김씨는 최근 법인보험대리점(GA) 이직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같은 상품을 팔아도 판매 수수료 차이가 크고 프로모션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이달 1일부터 삼성생명은 '행복종신보험'의 GA 판매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GA 소속설계사가 판매한 행복종신보험 2개월 합산 보험료가 200만원을 넘으면 순금 골드바 22.5돈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전액 현금으로만 받길 원하는 GA 소속설계사에겐 추가 인센티브 350%를 바로 통장에 넣어주기로 했다. 전속설계사들에겐 아예 없는 혜택이라 김씨의 마음은 더 심란해졌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을 비롯한 일부 보험사들이 GA를 통해 이같은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보험사간 판매경쟁은 한두해의 일이 아니지만 올들어 인센티브 수준이 크게 올랐다는 전언이다. 보험사 전속설계사들이 GA로 적을 옮기는 주된 이유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영업 홍보용 볼펜의 대금까지 급여에서 제하는 흥국생명의 사례가 전속설계사들의 현실을 일부 대변한다"고 했다.

인센티브 프로모션 뿐만이 아니다. GA로 이직하는 순간부터 '한몫 잡을 수 있다'는 인식도 팽배하다. A보험사 관계자는 "일명 영업왕으로 불리는 고능률 전속설계사들은 GA와 3년 계약을 맺으면 1억원 가량은 쉽게 챙길 수 있다"고 했다. 팀 단위로 인력을 영입하면 인당 500만원~1000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는 전언이다. 여기에 GA를 통해 개인사무실, 비서 등도 지원 가능하다.

보험업계는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을 이른바 '1200%룰'의 허점에서 찾고 있다. 1200%룰은 계약 1년차 수수료와 시책을 포함한 보험 판매수수료를 월 납입보험료의 1200% 이하로 제한하는 규제를 의미한다. 예컨대 보험설계사가 월 보험료가 10만원인 계약을 체결했다면 그 해 보험사로부터 지급받는 수수료가 120만원을 넘겨선 안된다는 얘기다. 

문제는 GA가 소속설계사에게 '직접' 지급하는 수수료와 인센티브는 1200%룰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GA가 억대 스카웃 비용을 제시하고, 소속설계사들에 1300% 수준의 첫 해 수수료를 지급하는 게 가능한 배경이다. GA를 제재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수수료 위주의 영업경쟁과 철새·먹튀설계사를 막기 위해 도입된 1200%룰이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전속설계사들의 이탈은 현실화하고 있다. 실제 전속설계사는 2009년 23만명이었으나 지난해 17만240명으로 줄었다. 같은기간 GA 소속설계사는 13만5000명에서 24만7535명으로 확대됐다. 2016년 GA 소속설계사 수가 전속설계사를 넘어선 뒤 매년 격차가 커지는 추세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소비자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기존 관리하던 고객을 설득해 보험계약을 해지시키고 옮긴 GA에서 신계약을 체결하게 하는 '부당승환계약'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보험소비자는 중도 해지에 따른 금전적 손해가 불가피한 데다, 수수료나 인센티브 경쟁에 따른 보험상품을 권유 받을 수도 있다. 설계사 이동으로 기존 계약에 대한 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GA에도 1200%룰을 준수토록 권고하고 있으나 강제력이 없다"며 "초기에는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읽혔으나 이제는 눈치도 보지 않는듯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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