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말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의 2차 캐피탈콜(펀드 자금 요청)을 실시한다. 참여 금융기관에는 한국은행이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내달 국고채 발행 물량을 대폭 축소하고 한국전력·한국가스공사 등 공공기관 채권 발행 물량도 줄여 시장 안정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28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한 시장안정조치를 결정했다. 이번 회의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이창용 한은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참석했다.
우선 앞서 3조원 규모로 진행한 채안펀드 1차 캐피탈콜에 이어 5조원 규모의 2차 캐피털콜을 추가 진행키로 했다. 출자 금융회사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다음 달부터 내년 1월까지 분할출자 방식으로 추진된다.
한은은 2차 캐피탈콜에 출자하는 금융회사에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방식으로 최대 2조500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한다. 91일물 RP 매입으로 출자금의 절반 이내를 지원하며, 3개월마다 시장 상황 개선 정도 등을 고려해 차환 여부 결정한다.
정부는 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건설업 관련 비우량 회사채, A2등급 기업어음(CP) 등에 대한 추가 지원방안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시장 부담을 줄이기 위해 12월 국고채 발행 물량은 9조5000억원에서 3조8000억원으로 대폭 축소한다.
한전·가스공사 등 공공기관도 △채권 발행 물량 축소 △시기 분산 △은행대출 전환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산업은행·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의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 증권사 CP매입, 증권사·건설사 보증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ABCP) 프로그램 등도 보다 신속하게 집행한다.
총 1조8000억원 규모 증권사 보증 PF-ABCP 매입 프로그램은 지난 24일부터 매입을 개시했고, 1조원 규모 건설사 PF-ABCP 매입 프로그램도 심사를 거쳐 이번 주부터 매입을 개시한다. 산은의 증권사 발행 CP 매입 프로그램은 심사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해(10→5영업일) 매입 속도를 높인다.
시장안정을 위한 금융권 유동성 공급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자금운용 관련 금융규제 개선도 추진한다.
금융지주 자회사간 신용공여 한도 완화, 퇴직연금(특별계정) 차입규제 한시적 완화, 은행 예대율 규제 추가 완화 등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추가 규제완화 방안 시행 등이 주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