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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경제 방파제"…2금융권 지원 요청한 김주현

  • 2022.11.09(수) 11:35

금융위, 20개 은행장과 간담회
증안펀드 출자 위험가중치 100%로 하향
95조 중 90조 은행 몫…CP·ABCP 등 매입 당부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은행장들에게 '경제의 방파제' 역할을 주문했다. 상대적으로 재무건전성이 튼튼한 은행이 채권시장 경색 등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제2금융권을 지원해달라고 강조한 것이다. 은행권도 금융당국 요청에 "시장 상황을 최대한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9일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을 비롯한 20개 시중은행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최근 혼란이 가중된 금융시장 상황을 평가하고 전망을 공유하는 한편, 은행권의 시장안정 역할할과 계획, 자금조달‧운용 관련 애로사항과 해소방안 등을 논의한 자리였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9일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한 20개 시중은행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유진아 기자 gnyu4

김주현 위원장은 "금융의 핵심인 은행권이 은행업을 넘어 전체적인 금융시스템을 보면서 시장안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우선 김 위원장은 급격한 금리인상과 레고랜드 사태 이후 과도한 심리적 위축에 따른 신용경색 우려가 큰 상황임을 강조했다. 자금흐름 물꼬를 틀려면 정부 대책과 은행 노력이 결합돼야 하고 그래야 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자금지원, 채권‧단기자금시장 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김 위원장 생각이다.

시중 자금의 은행권 쏠림 현상으로 제2금융권 등 다른 부문에 유동성 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높은 환율 수준에 대비해 은행권 영향과 외화유동성 상황도 긴장감 있게 대응해달라는 주문도 더했다.

김 위원장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대출금리가 올라 취약계층과 기업 등의 어려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은행들이 금리상승 대응 과정에서 우리 경제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달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은행권의 시장안정 역할 과정에서 자금조달과 운용에 어려움이 있을 경우 적극 해소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LCR(유동성 커버리지 비율)규제 정상화 유예, 예대율 규제 완화에 이어 증권시장안정펀드 출자금에 적용하는 위험가중치도 코로나19 당시와 동일하게 하향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증안펀드 출자금에 적용하는 위험가중치를 기존 250%에서 100%로 하향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은행의 증안펀드 출자금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낮아져 유동성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은행장들에게 시장안정을 위한 역할을 재강조 했다. 지난 달 23일 진행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후 은행들은 은행채 발행을 최소화하고 있다. 은행들은 현재까지 은행채 발행은 없고 연말까지 기존 계획보다 축소해 발행할 계획이다.

또 CP(기업어음)와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전단채)를 매입하고 RP(환매조건부채권)매수, MMF 운용 규모 유지 등으로 자금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금융위는 제2금융권의 자금조달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5대 금융지주의 95조원 지원계획 중 약 90조원이 은행을 통해 집행될 예정인 만큼 2금융권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5대 금융지주의 95조원 지원계획 중에는 2금융권 등 지주그룹 내 계열사 자금공급도 포함돼 있다.

김 위원장은 "은행이 경제의 방파제이자 금융권 맏형으로서 중책을 담당할 시기"라며 "건전성이나 유동성 측면에서 안정적이고 공적인 역할에 대한 이해나 책임도 남달라 2금융권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에 은행권은 제2금융권 크레딧라인 유지에 어려움이 없도록 협조하고 CP와 ABCP 등도 매입하는 등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역할을 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지난 8월 대출금리 감면 등 취약차주를 위한 금융지원 계획 발표 후 은행별‧차주별 상황에 맞게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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