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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예금 고금리라지만…기업들 슬슬 발 뺐다

  • 2022.12.09(금) 15:32

하반기 들어 법인 정기예금 잔액 감소세
"사채발행·대출 비용 늘자 운전자금 확보하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19조원 넘게 증가했다. 10월(47조7232억 증가)보다 속도는 줄었지만 여전히 시중 자금이 은행을 향하는 '역머니무브'는 진행중이다.

하지만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달라진 부분이 있다. 기업들은 정기예금을 줄이고 있다. 상반기까지는 기업들도 정기예금이 늘어나는 추세가 보였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조금씩이나마 지속적으로 줄어든 모습이 감지된다.

9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이들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27조2986억원이었다. 이는 10월 말(808조2276억원)보다 19조710억원(2.4%) 증가한 수치다. 예금 금리 상승으로 정기예금 잔액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전체 정기예금 잔액의 증가 속에서도 기업(법인)의 정기예금 잔액은 올 하반기 들어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지난 7월부터 시중은행들의 법인 정기예금이 줄어들기 시작해, 10월에는 5대 은행 중 4개 은행에서 법인 정기예금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7월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사상 처음으로 단행한 달이다.▷관련기사: 치솟는 물가, 한은 결국 빅스텝 밟았다(7월13일)

이는 시중 금리가 오르면서 기업들이 저축성 수신에 여유자금을 묶어두기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종전과 같은 조건으로 대출을 끌어 쓰기도,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을 하기도 어려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A은행 한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시작된 금리 인상 영향으로 유동성 사정이 좋지 않은 일부 기업들부터 정기예금 등에 묶어둔 자금을 가져다 쓰거나 회수하는 모습이 하반기 이후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 정기예금 감소가 아직 추세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이라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대출 금리 인상과 자금시장 경색 탓에 상당수 중소기업들은 자금을 예금에 묶어둘 여유가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한국은행 집계에서 지난 6월말 기준 10억원 초과 고액 계좌 정기예금은 528조9780억원으로 전년 말(509조8150억원)과 비교해 3.8% 증가했다. 통상 10억원 초과 고액 예금의 80~90%를 기업이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까지도 기업들은 정기예금 활용도를 높여왔던 것이다.

B은행 관계자도 "지난달까지 시중은행 정기예금 잔액 증가는 대부분 개인이 이끌고 있다"며 "법인 기업들의 예금 잔액은 7월 말부터 소폭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7월에 기준 금리가 크게 오른 만큼 채권 발행 금리도 올라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됐을 것"이라며 "금융 비용 부담이 커진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저축성 수신 상품들부터 해지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의 유동성 확보 움직임은 대출에서도 나타난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 기업 대출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11월말 기준 대기업 대출 잔액은 111조3276억원으로, 10월말 대비 4조1802억원 증가했다. 대기업은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직접 조달하는 게 더 비용이 적었지만 자금시장이 막히자 은행 대출로 발길을 돌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 잔액(599조938억원·개인사업자 포함)도 같은 기간 1조5705억원 불었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높아져 일부 개인사업자가 대출을 갚고, 연말 정책 사업 신규한도가 소진되고 있어 증가폭은 줄었다"며 "하지만 여전히 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일 공개된 한국은행의 금융시장 동향에서도 기업들의 대출 의존도 증가 추세는 나타난다.  한은에 따르면 11월 국내 은행의 기업 대출 잔액은 1179조6696억원으로 10월보다 10조5059억원 증가했다. 그중 대기업 대출은 6조4667억원 늘었고 중소기업 대출도 개인사업자 대출 3000억원을 포함해 4조원 늘었다.

한은은 "기업의 운전자금 수요가 지속되고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면서 대기업들이 은행 대출 활용을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 집계에서 국내 은행 수신은 정기예금 증가(27조7194억원) 영향으로 총 6조5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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