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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사 지배구조 투명하게" 또 일침

  • 2023.02.06(월) 15:51

금융감독원장 신년 기자간담회
은행 성과 나눠야…중저신용자 배려 필요
은행 금리인하, 한은 통화정책 효과 상쇄 아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사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율성은 존중하되 규제를 병행하는 방법 등을 공론화하는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금융사 이사회와 소통을 정례화하겠다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금리 결정에 간접적으로 개입해 금리를 낮춰 한국은행 통화정책과 반대된다는 지적에 대해선 "이미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이자이익을 기반으로 한 은행들의 순이익 증대 등 경영성과에 대해선 "금융의 공공재 성격을 감안해 사회와 나눠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6일 '2023 업무계획'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사진=금융감독원

"임추위 등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 강조

이복현 금감원장은 6일 '2023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 방안의 대략적인 방향을 드러냈다.

이 원장은 그동안 금융사들의 임원추천위원회 절차 등에 대해 언급했다. 다만 특정 인물에 대한 평가가 아닌 시스템적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관련기사: 금감원장 "우리금융 회장 선출, 걱정스런 부분있다"(1월26일)

이 원장은 "이사회가 실질적인 기능을 하려면 금융지주사에 대한 개별 이슈를 잘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며 "특정 인물이 아니라 절차적 기준, 시스템이 잘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새 지주 회장으로 내정한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다만 이 원장은 이에 대해서도 임종룡 내정자에 대한 언급보다 우리금융 임추위 절차를 지적했다.

이복현 원장은 "롱 리스트 선정 기준이 무엇인지, 헤드헌터사에 지주의 운명을 맡기는 것인지 등 리스트 자체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을 고도화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금융지주는 국민경제에도 중요한데 깜깜이로 이뤄진다는 점에 금융당국 공감은 물론 이슈화된 만큼 공론화해서 제도화하기 위한 논의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 성과 나누고 중저신용자 배려해야"

이복현 원장은 금융의 사회적 책임도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은 공공재"라는 점을 강조했던 만큼 이익창출과 배당 증대보다 국내 금융시장 안정 역할이 더 우선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원장은 "금융사들도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기업이라는 특성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면서도 "은행은 과점적 형태로 여수신 차익으로 영업이익 발생하는 특권적 지위가 부여된다"고 말했다. 이어 "실물경제 자금지원 등 근본적 역할을 고려하면 잉여자금 처분에 대한 자의성과 함께 손실충당 관련 여력을 충분히 쌓아야 한다는 게 기본적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행동주의펀드가 이익 성장이 예상되는 금융사들에 대해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중저신용자 배려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행동주의펀드의 자본시장 역할은 인정하지만 은행은 단순히 영리추구뿐 아니라 중저신용자 신용 공여 등 여러 역할이 있다"며 "배당을 많이 하려면 위험자산 비중을 낮춰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중저신용자 대출이 불가능해지는 점 등의 문제가 있어 금융 실물경제와 주주 이해관계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파른 이익 성장을 바탕으로 한 은행들의 성과급 잔치에 대해서도 일침을 날렸다. 은행 성과는 과점적 구조에 의해 발생한 만큼 이를 사회와 나눠야 한다는 게 이 원장 생각이다.

이 원장은 "지난해 은행의 이자이익이 수십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를 주주와 임원들 성과로 배분하는 게 옳은지 은행의 구조적 독과점 시스템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며 "상생과 연대 정신으로 과실을 나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나 캐피탈사 등 금융권이 어려울 때 금융당국 지원 등이 있었는데 금융사 성과를 오롯이 임원들 공로로 돌리는 것은 국민 공감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 자제를 요구하는 발언으로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한국은행 통화정책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반박했다. 이 원장은 "대다수 국민들이 금리인상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효과가 없을 것으로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게 금융당국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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