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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질병수술비 2번 지급"…출혈경쟁 몰고올라

  • 2023.05.05(금) 07:46

질병수술비 최대 100만원 중복보장 영업 강화
보험금 급증→손해율 오르면 보험료 폭탄 지적도

생명보험업계 중소형사에 속하는 흥국생명이 질병수술비 판매경쟁력을 강화했다. 질병으로 인한 수술비를 반복 지급하고 기존에 지급하지 않았던 영역까지 보장범위를 넓히는 등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당장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득으로 보이지만, 단기간 실적을 올리기 위해 펼친 무리한 판매전략으로 향후 보험료 폭탄이 떨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그래픽=흥국생명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종합보험인 다사랑통합보험에 탑재된 질병수술비 담보를 개정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4월부터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100만원 한도의 질병수술비를 중복보장 해줬다. 예컨대 건강검진에서 용종 1개를 제거하면 100만원을 보험금으로 받고 1년 뒤 재발하면 다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다른 보험사들이 판매하는 질병수술비 담보는 용종으로 한번 보험금을 받으면 재지급이 불가능하다. 이에 더해 보험대리점(GA) 한 관계자는 "질병코드별로 보험금이 지급되다 보니 한 번에 두 개 이상 용종을 제거할 경우에도 다른 질병코드를 받으면 200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흥국생명은 손해율이 높아 대부분 보장하지 않는 체외충격파 석쇄술, 하지정맥류 레이저 등도 질병수술비 담보를 통해 최대 100만원까지 보험금을 지급키로 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질병수술비 담보의 보장이 풍부해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도 "영업전략 차원에서 이달 14일까지만 한시적으로 판매한 뒤 단종시킬지 추이를 지켜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후에는 같은 담보에 가입해도 보험금이 확 줄어든다는 얘기다.

보험업계에서는 흥국생명의 이같은 무리한 마케팅 전략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물론 당장 보험 소비자들에게는 유리한 상품이다. 보장내용이 확대되면서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비싸질 순 있지만 수술치료를 경제적 부담 없이 쉽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으로서도 올해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유리한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려야 한다.

하지만 흥국생명의 공격적인 영업이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보험에 가입하는 '역선택'을 불러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DB생명이 GA를 통해 70만원까지 질병수술비 보험금을 지급하다 판매 중단한 것을 흥국생명이 액수를 더 높여 출혈경쟁을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복보장이나 손해율이 높은 시술까지 보장하는 것은 보험사로서는 지급보험금 폭탄이라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흥국생명의 상품 포트폴리오가 비갱신 위주라면 회사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보험사가 리스크 관리에 실패할 경우엔 손해율 급등으로 향후 소비자가 내야할 보험료가 과도하게 높아지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다만 흥국생명은 "질병수술비 담보는 오랫동안 쌓은 데이터가 축척 돼 있어 손해율 관리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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