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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태광산업, 총수 대신 흥국생명에 돈 대나

  • 2022.12.12(월) 12:00

[공시줍줍PICK] 12월 12일 읽어볼 주요 기업공시
태광산업, 동국제강, 대웅제약, 한샘, 고려제강

공시줍줍 에디터들이 직접 선별(PICK)한 기업공시를 평일 정오에 전해드리는 [공시줍줍 PICK]

오늘은 흥국생명 유상증자 참여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태광산업, 철강 사업을 쪼개고 지주회사로 전환하기로 한 동국제강, 코로나 치료제 임상시험 자진 중단한 대웅제약 등이 발표한 공시를 모아봤어요.

태광산업, 총수 대신 흥국생명에 돈 대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태광산업은 지난 9일 '흥국생명 4000억원 증자 참여 추진 보도'와 관련한 조회공시 답변에서 "유상증자 참여를 검토 중이나 아직 확정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어요.

태광산업과 흥국생명은 태광그룹이란 기업집단 소속인데요. 얼핏 보면 계열사가 다른 계열사를 지원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논란투성이라는 점.

먼저 흥국생명이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배경부터 짚어보면요. 

흥국생명은 최근 영구채권 콜옵션(조기상환권, 투자자에게 원리금 지급하고 조기상환하는 것) 논란을 일으킨 곳이죠. (자세한 내용은 공시줍줍 유튜브 '흥국생명 영구채 콜옵션 불발 사태'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흥국생명은 2017년 발행한 5억달러(발행 당시 약 557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의 조기상환 시점이 다가왔음에도 지난달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았는데요.

자본시장에서 이러한 흥국생명의 행위를 사실상 채무불이행으로 간주하며 논란이 커지자 결국 흥국생명은 태도를 바꿔 콜옵션 행사, 즉 영구채 투자자에게 원리금을 지급하기로 했어요. 

대신 콜옵션 행사자금은 우선 급한 대로 시중은행이 흥국생명의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4000억원을 지원하고 나머지는 계열사의 도움을 받았어요. 급한 불은 껐지만, 환매조건부채권은 말 그대로 '환매' 즉 다시 되사준다는 조건을 붙여 파는 단기자금 조달 방식이라는 점. 

이후 흥국생명은 태광그룹으로부터 자본확충을 받기 위한 정관변경을 지난 6일 임시주총에서 처리했고, 이 과정에서 태광산업이 4000억원대 유상증자에 참여해 흥국생명에 자금을 지원할 것이란 보도가 나온 것이에요.

문제는 태광산업과 흥국생명은 태광그룹이란 기업집단 소속이지만, 전혀 지분 연결고리가 없다는 것인데요.

흥국생명은 태광그룹 총수 이호진 전 회장(현재 공식직함 없음) 개인 지분이 56.3%이고, 나머지도 회장 일가(이 전 회장의 조카 이원준 14.65%)와 친인척 등이 100%를 보유한 비상장회사이고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태광산업은 이호진 전 회장 개인 지분이 29.48%를 비롯해 특수관계인이 54.53%를 가지고 있어요.

따라서 흥국생명과 태광산업은 이 전 회장이 1대주주라는 공통점을 빼면, 두 법인 사이의 직접적인 지분 관계가 없어요. 다시 말해 태광산업은 흥국생명의 주식을 단 1주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 

그런데도 태광산업이 흥국생명에 유상증자 형태로 자금 지원을 검토하는 건 두 회사의 최대주주인 이 전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와요. 즉 이 전 회장 등 흥국생명 대주주가 짊어져야 할 콜옵션 사태의 책임을 상장사인 태광산업에 떠넘기려 한다는 것이죠.

태광산업은 조회공시 답변에서 밝힌 것처럼 흥국생명의 유상증자 참여를 '검토 중'이고, 13일 이사회에서 관련 안건을 다룰 것으로 보여요. 

만약 태광산업이 이사회에서 흥국생명 자금 지원을 확정한다면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유는 태광산업이 흥국생명에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얻을 이익은 불분명하지만, 흥국생명의 대주주(이호진 전 회장 등)들은 사재출연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죠. 

즉 대주주와 회사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상황, 이는 곧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관계가 갈리는 상황이기도 해요.
동국제강, 철강 사업 쪼개고 지주회사 만든다

동국제강이 철강 사업을 쪼개고 지주회사를 만드는 인적분할을 발표했어요.

인적분할은 '물적분할'과 달리 회사를 두 개 이상으로 쪼개면서 주식도 지분율대로 나누는 것이죠. 따라서 주주들은 원래 있던 회사는 물론 신설회사의 주주가 되는 방식. 

이번 인적분할로 동국제강은 ①자회사 관리 및 투자사업을 담당할 지주회사 동국홀딩스 ②열연사업을 담당할 신설회사 동국제강(가칭) ③냉연사업을 담당할 신설회사 동국씨엠(가칭)으로 나뉘고요. 

참고로 쇳물을 만들어 뜨거운 상태에서 굳혀 눌러내는 것을 열연(선박용 후판, 건축용 H빔 등에 사용)이라 하고, 열연 제품을 재가공한 것을 냉연(자동차, 전자제품 등에 쓰이는 강판)이라 해요.

지주회사는 이름을 바꿔 변경상장하고, 신설회사 두 곳도 재상장심사를 거쳐 유가증권시장에 다시 상장할 예정. 

분할 비율은 동국홀딩스 16.7%, 동국제강 52%, 동국씨엠 31.3%이고요. 이번 인적분할은 3곳 모두 상장 예정이어서 주주가치 변동이 없다고 보고, 규정상 주식매수청구권은 주어지지 않아요. (인적분할이라도 신설회사가 비상장으로 남으면 주주가치 변동이 생긴다고 보고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인적분할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는 내년 5월 17일, 분할 완료는 6월 1일, 존속회사와 신설회사의 재상장일은 6월 16일이고요.

한편 지금의 동국제강은 장세주 회장(미등기임원, 지분율 13.94%)와 장 회장의 동생 장세욱 부회장(등기임원, 9.43%), 장 회장의 아들 장선익 전무(0.83%)를 비롯한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이 지분 26.28%를 가지고 있는데요. 

따라서 이들은 인적분할 이후에도 지주회사와 신설회사 두 곳의 지분을 각각 26.28% 가지게 되죠. 

최대주주로서는 향후 지배력 유지를 위해 지주회사 지분을 더 많이 가지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인적분할 완료이후 신설회사(분할 후 동국제강, 동국씨엠) 주식을 지주회사(동국홀딩스)에 팔고, 대신 지주회사 주식을 받는 작업을 할 예정이에요.

이때 지주회사는 신주를 발행해야 해서 '유상증자', 대주주는 신주를 현금으로 사는 게 아니라 현물(신설회사 주식)을 건네고 얻는 것이어서 '현물출자'가 되죠. 또 이런 과정은 최대주주만으로 대상으로 하지 않고 원칙적으로 모든 주주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공개매수로 진행해요. 

따라서 '공개매수 방식의 현물출자 유상증자'란 개념이 동국제강 공시(13. 향후 회사 구조 개편에 관한 계획)에 등장해요. 다만 현물출자 유상증자 시점은 인적분할과 재상장을 모두 마친 이후에 가능하므로 빨라도 내년 하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보여요. 
그밖에 모아본 기업공시

- 대웅제약, 코로나 치료제 임상시험 자진 중단

대웅제약은 9일 장마감후 공시(오후 3시55분)를 통해 중증 코로나19 환자 대상 코로나치료제(DWJ1248)의 임상3상 시험 자진 중단한다고 밝혔어요. 

대웅제약은 "빠르게 변화하는 코로나19 상황과 백신 접종의 확대 등으로 중증 환자로의 이행률이 감소함에 따라 임상 결과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이러한 환경변화로 개발전략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어요.

- 한샘, 프롭테크 기업 인수 여전히 검토 중

한샘은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보유 부동산 매각 및 매각자금으로 프롭테크·건자재기업 인수를 검토 중이나,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어요. 이번 조회공시 답변은 지난달 11일 공시한 내용을 그대로 복사해 붙인 것인데요. 여전히 인수계획은 있으나 인수계약을 맺은건 없다는 것을 의미해요.

-고려제강, 주식배당 성격의 무상증자 결정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고려제강은 1주당 0.08주를 나눠주는 무상증자를 결정했어요. ​보통 1주당 신주 1주, 혹은 2주를 지급하는 100%, 200% 무상증자에 비하면 굉장히 낮은 비율의 무상증자이죠. 사실상 무상증자라기보단 주식배당에 가까운 사례에요. 

이처럼 주식배당 성격의 무상증자는 주로 제약회사가 많이 사용하는데요. 무상증자와 주식배당의 구체적인 차이점을 알고 싶다면, 2021년 12월 10일자 [공시줍줍]이것은 주식배당인가 무상증자인가?(feat.유한양행) 기사를 검색해주세요.

참고로 고려제강은 올해 1월 홍영철 회장이 아들 홍석표 사장에게 지분을 증여하면서 최대주주가 바뀌었고요. 전체 주식의 67.76%를 최대주주 일가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어요. 

[오늘 읽어본 공시(공시발표 시각)]
태광산업,  조회공시요구(풍문또는보도)에대한답변(미확정) (16:32)
동국제강, 주요사항보고서(회사분할결정) (15:54)
대웅제약, 투자판단관련주요경영사항(15:55)
한샘, 풍문또는보도에대한해명(미확정) (16:07)
고려제강, 주요사항보고서(무상증자결정) (10:42)

*공시줍줍의 모든 내용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분석일 뿐 투자 권유 또는 주식가치 상승 및 하락을 보장하는 의미를 담고 있지 않습니다.

*공모주달력을 포함한 공시줍줍 콘텐츠는 유튜브로도 시청할 수 있어요. 유튜브에서 '공시줍줍'을 검색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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