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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동결…이창용 총재, 가계부채 '경고장'

  • 2023.08.24(목) 13:38

한은 기준금리 3.50% 동결…2월 이후 5연속
가계부채 증가·환율 부담에도…경기회복 '찬물' 우려
이창용 총재 "금리 1~2% 안내려간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섣부르게 통화정책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총재는 특히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는 만큼 대출을 받을 경우 추가 이자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날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0%로 동결해 운용한다고 밝혔다. 

가계부채·환율 부담에도…일단 지켜보자

금융권 안팎에서는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데다가 달러/원 환율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한은이 통화정책으로 이를 수습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특히 지난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국내총생산(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현 101%에서 100%아래로 떨어지도록 노력하자는 데 정부와 한은의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하면서 가계부채 증가세를 잡기 위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아울러 한은과 정부는 '괜찮다'고 했지만 미국과의 금리차가 역대 최대 수준인 2.0%포인트로 벌어진 이후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달러/원 환율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점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이와 관련 지난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4.30원 오른 1342.60원으로 마감하면서 연고점을 경신한 바 있다.

다만 한은은 최근 중국 부동산 기업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 확대 이후 커지고 있는 위기론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 역시 "물가 상승 둔화 흐름, 금융안정 리스크, 성장의 하방 위험, 금리 인상의 파급 효과,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가계부채 증가 추이 등을 면밀히 점검하며 판단해 나가겠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8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3.08.24.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의 가계부채를 향한 경고

기준금리 인상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오히려 더 살아났다는 분석도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직접 나서 "금리가 1~2%대로 낮아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금리인하는 시기상조"라고 강조했고, 금통위원들 모두가 연내 기준금리 종착지를 3.75%로 보고 있어서다.

이창용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짚고 간 것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가계부채를 겨냥한 일종의 '구두개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장 기준금리를 인상해 가계부채를 억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이자부담 확대 가능성을 분명히 하면서 가계가 섣부르게 빚을 받지 못하도록 경고장을 날렸다는 얘기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현재 부동산 관련 대출이 늘어난 것은 사람들이 금리가 안정돼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런 예측이 많아지고 현재 집값이 바닥이라는 평가에 대출을 받자는 인식이 깔려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비용이 지난 10년처럼 1~2%대로 낮아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라며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감을 가지고 대출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날 선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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