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사이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전환하면서 폭을 키우고 있는 까닭이다. 이에 가계대출이 얼마나 증가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와 함께 국내 기업들의 수출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2분기 기업 경영성과 지표도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오는 13일 8월중 은행 가계대출 규모를 포함한 금융시장 동향을 발표한다.
앞서 7월에는 은행 가계대출이 전달보다 6조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큰 폭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한국은행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전세자금 수요는 둔화됐지만 주택구입 관련 자금 수요가 지속돼 주담대가 전달에 이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이 증가 폭을 키우자 금융당국도 대출을 조이기 위한 임시방편을 내놨다. 서민들의 주택 매입 수요를 자극했다는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인상했고, DSR(총부채상환비율) 우회 수단으로 활용된 50년 만기 주담대는 DSR 산정시 만기를 40년으로 적용하는 내용 등이다.
다만 이같은 조치는 9월 이후에 시장에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8월 역시 가계대출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미 8월말 기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1조5912억원 증가한 680조8120억원으로 집계됐다. ▷관련기사: 당국 눈 부릅떠도…8월 시중은행 가계대출 증가(9월4일)
가계대출 증가와 하향 안정화되던 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3.4%)로 상승폭을 키우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압력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금통위 역시 금리 동결을 결정하면서도 인상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12일에는 지난 달 24일 진행된 금통위 의사록이 공개된다. 이를 통해 금리 인상과 관련한 금통위원들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같은 날 2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주요 수출국인 중국으로의 수출 부진 등을 이유로 국내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앞서 1분기에는 외부감사대상 법인기업(외감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 안정성이 모두 이전보다 좋지 않았다.
외감기업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6.9%를 기록했지만 올 1분기에는 0.4%로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대기업은 7.5%에서 0.7%로 축소됐고 중소기업은 4.3%에서 -1.2%로 하락 전환했다.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더 큰 상황이다.
외감기업들의 영업이익률도 6.3%에서 2.8%로 하락하며 수익성도 악화됐다. 경영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은 작년 4분기 92.1%에서 올 1분기 95%, 차입금 의존도는 25.3%에서 26%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