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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워치]인터넷은행 '상장 2호' 누가 될까?

  • 2023.10.04(수) 06:16

케이뱅크, 2월 철회 후 수익성 '후퇴'
토스뱅크, 이제 갓 '분기 흑자' 기대

금융권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공모시장의 기대주다. 이미 대형화한 기존 금융사들은 대부분 상장돼 있고, 규제산업이라는 산업 특성상 새로운 '선수'의 등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소형 핀테크 기업들이 기업규모나 실적 면에서 아직 초보 단계인 것을 감안하면 상장 가능성은 인터넷전문은은행에 한정된다.

주인공은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다. 이들이 은행권 '메기' 역할을 할 정도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식 공모로 자본 확충을 해 대규모 실탄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여정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케이뱅크의 '재수' 언제쯤?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올해 대형 공모주 후보 꼽혔다. 2021년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냈고 빠른 속도로 이익을 늘려 작년 9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하지만 증권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한 데다, 기업가치도 예상만큼 평가받지 못해 지난 2월 상장 계획을 접었다. 

당시 케이뱅크는 "현재 보이고 있는 성장성과 수익성, 혁신역량을 적기에 인정받기 위해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언제든 신속한 상장이 가능하도록 IPO(기업공개)를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적기에 재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수익 성장성 및 건전성 흐름이나 시장 상황이 아직 만만치 않다. 상장을 위해서는 다시 예심을 거쳐야하는데, 최근 실적을 보면 이조차 통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케이뱅크는 올해 2분기까지 9개 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와 2분기 순이익이 각각 104억원, 14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57.5%,  30.7% 감소했다. 6월 말 기준 여신 잔액이 12조6733억원으로 1년 전보다 42.6% 급증하는 등 몸집은 커졌지만 수익성은 꺾인 것이다.

케이뱅크 실적 추이/그래픽=비즈워치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작년만 못하다. 2분기 NIM은 2.26%로 작년 4분기 2.51%보다 0.25%포인트 하락했다. 건전성 지표도 그렇다. 6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98%, 연체율은 0.86%로 1년 전보다 각각 0.38%포인트, 0.34%포인트 상승했다. 

상장까지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재작년 1조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최대주주인 BC카드는 사모펀드들이 참여한 7250억원 가량의 투자지분에는 '동반매도청구권'을 부여했다. 2026년까지 상장 불발 시 효과를 발휘하는 권한이다. 

토스뱅크가 먼저? 그보다 토스가 더?

3호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에게 상장은 아직은 눈앞의 목표가 아니다. 재작년 10월 영업 개시 이후 올해 2분기까지 줄곧 분기 기준 적자였다. 지난 7월에야 월간 기준 첫 흑자를 냈고 이번 3분기 첫 분기 흑자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수익성 개선 흐름이 다른 두 인터넷은행보다 빠른 것이 상장에 더 유리하긴 하다.

토스뱅크는 올해 2분기 104억원의 순손실을 냈는데, 이는 지난 1분기 순손실 279억원과 비교해 62% 줄어든 것이다. 이어 7월에는 약 1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3분기 이후 내년까지 순이익 증가 추세를 이어갈 경우 이르면 내후년(2025년)께 상장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도 2분기 1.92%로 1분기보다 0.16%포인트 개선됐다. NIM은 작년 2분기 0.12%로 플러스 전환한 이후 줄곧 상승 추세다. 여신 규모(6월말 10조459억원)에 비해 수신(21조5332억원)이 배 이상 많지만 수신 감소를 감내하면서도 예대율과 이자이익을 끌어올리고 있다.

토스뱅크 실적 추이/그래픽=비즈워치

토스뱅크의 최대주주는 토스 운영사이자 지주회사격인 비바리퍼블리카다. 지분율은 작년말 기준 38.39%(전환주 포함)다. 이랜드월드·중소기업중앙회·한화투자증권이 각각 지분 10%를, 하나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제일은행)이 7.78%, 7.2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토스뱅크의 모회사인 비바리퍼블리카의 상장 가능성도 거론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올해 상반기 약 6892억원 매출을 올리고 1133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9.8% 늘었고 손실은 30.4% 줄인 성적이다. 

비바리퍼블리카의 경우 수익성 실적보다는 이용자 수 등 플랫폼으로서의 강점을 바탕으로 나스닥 등 해외 상장설도 나온다. 다만 이 회사 측은 "상장이나 추가 투자유치와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넘어야할 카뱅의 '전례'

카카오뱅크의 경우 영업 인가는 케이뱅크보다 늦지만(인터넷은행 2호) 상장은 가장 먼저였다. 그런 만큼 상장 측면에서 카카오뱅크는 두 인터넷은행에 '귀감'이자 '타산지석'이다.

2021년 8년 인터넷뱅크 처음으로 상장하면서 '대박'급 흥행을 일으킨 공모성적과 공모가격은 따르고 싶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관련기사: 금융주 1위 지각변동…카카오뱅크, 끝까지 새 역사 쓸까(2021년 8월6일)

하지만 상장 이후 주가 흐름과 '단물만 쪽 빨아갔다'고 지적된 당시 경영진의 행태는 상장을 고려할 때 넘어야할 걸림돌이자 경계해야 할 부분으로 꼽힌다. ▷관련기사: 카뱅 임원들 너무 일찍 차익실현?…주가 승승장구(2021년 8월17일)

카카오뱅크는 당시 보통주 3만9000원으로 공모가격을 평가받아 상장한 뒤 9만4400원까지 오르며 공모주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2년여가 지난 현재 가격은 2만3350원(27일 장마감 기준)이다. 공모가의 60%, 최고가의 24.8%에 불과하다. 작년 카카오 화재 사고에 일부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 뒤 지분 매각이 겹쳐 주가가 급격히 빠졌지만 그 뒤로 회복이 요원하다.

이런 배경 때문에 인터넷전문은행의 후속 상장에 속도가 붙으려면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회복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11조1325억원, 27일 장마감 기준)은 여전히 금융권 내 우리금융지주(9조3318억원), 기업은행(8조9312억원) 등을 앞서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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