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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AI' 들고 라스베이거스로 향하는 이유

  • 2024.02.23(금) 07:30

연중 기획 [AX 인사이트]
AI에 진심 신한은행…국내은행 중 '나홀로' CES 참가
AI뱅커부터 인증까지…화상상담 하는 '홈뱅크' 고도화

은행(뱅크)은 사라지지만 은행업(뱅킹)은 남는다

영국의 금융 전문가 크리스 스키너가 내놓은 전망이다. 이같은 전망이 나온 데에는 은행업에 디지털 기술, 특히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되기 시작하면 은행이라는 기관이 했던 일은 인공지능이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이같은 말을 뒷받침 하듯 최근 몇 년 사이 국내외 주요 은행들은 인공지능 기술 연구에 한창이다. 당장 고객을 응대하는 채널부터 시작해 내부 업무에도 하나 둘 인공지능 기술이 본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인공지능으로의 전환(AX, AI Transformation)이 가장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업권으로 은행업이 꼽히는 이유다. 

국내 은행들 중에는 신한은행이 AX에 가장 진심이다. 이미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영업점을 2022년부터 운영하기 시작했다. 매년 은행업에 AI를 접목한 기술을 전세계에 선보이면서 은행권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신한은행이 매년 라스베이거스로 향하는 이유

매년 초가 되면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세계 그 어느 곳보다 '최첨단 도시'로 탈바꿈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제품박람회인 CES(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가 열리기 때문이다. 

박람회의 이름에 '전자제품'이 명시된 만큼 참가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전자제품 제조업체다. 전자제품이 품는 의미가 확대되면서 참여하는 기업들의 면면이 다양해지긴 했지만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제조업체'들이 주류다. 서비스업인 '은행'은 CES에선 다소 낯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신한은행은 본격적으로 CES의 한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보유하고 있는 AI기술에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2022년 신한은행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선보인 AI뱅커. /사진=신한은행 제공

첫 참가였던 2022년 CES에서 신한은행이 선보인 것은 'AI뱅커'였다. 'AI뱅커'는 말 그대로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영업점 '은행원'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한때 금융권에 유행했던 '챗봇' 방식의 고객센터와 유사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챗봇'은 이미 마련된 수만가지의 답안지 중 원하는 '답을 찾는 서비스'고 'AI뱅커'는 스스로 생각해 상황에 가장 알맞는 '답을 내놓는' 서비스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선보인 'AI뱅커' 역시 고객의 방문 목적에 따라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스스로 연산해 제공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AI뱅커는 현재 디지털 영업점에 배치돼 현재 고객 본인 확인, 예적금 신규 가입 및 해지, 부수대행 및 증명서 발급 등 56개 업무를 제공하고 있다"라며 "AI은행원이 처리가능한 업무를 확대하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화상상담직원 업무를 확대하는 것으로 고도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신한은행 부스에 참석해 바이오 인증 서비스를 시현하고 있다. /사진=김희정 기자 khj@

올해에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AI기술을 선보였다. 지난해 선보였던 AI뱅커보다 더 똑똑해졌다. 올해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직접 만난 신한은행의 AI뱅커는 "○○○고객님 반갑습니다"라며 인사를 건냈다. 바오이 인증 서비스가 탑재돼 스스로 고객 정보를 인지하고 인증절차까지 진행한 것이다.

대 고객 서비스 뿐만 아니라 내부 업무 효율화를 위한 기술도 선보였다. '텔로이드'라고 명명된 이 서비스는 영업점의 시재와 중요 증서를 자동으로 관리해 주는 서비스다. 영업점 일선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횡령 등 금융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기능까지 갖췄다. 

전방위 AX 시작한 신한은행

신한은행은 AI뱅커의 현장 투입을 시작으로 AI기술 접목 영역 확대를 통한 AX를 추진중이다. 

신한은행이 사업 확대를 추진중인 '신한 홈뱅크' 역시 신한은행의 AX 계획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신한 홈뱅크'는 가정에 설치된 TV를 통한 화상상담서비스를 바탕으로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쉽게 은행업무를 볼 수 있는 것이 기본 골조다.

인공지능은 신한 홈뱅크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제공하고 있는 모든 서비스는 음성 인식 기술을 통해 가입자가 쉽게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의 말을 이해하는 인공지능을 통해 접근성을 끌어올렸다는 얘기다.

현재는 실제 직원이 화상상담에 투입되지만 미래에는 AI뱅커를 신한 홈뱅크에도 접목한다는 게 신한은행의 계획이다. 은행이 추구하는 AI서비스가 쉽고 빠르고 정확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기본 조건인 만큼 고객이 누리는 은행 서비스의 질 역시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화상상담에 투입되는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것은 덤이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CES2024에서 체험했던 '바이오 인증' 역시 신한은행의 AX 계획에 포함된 핵심 서비스다. 

신한은행의 바이오 인증은 현재 통용되고 있는 지문 인증 등을 넘어 고객의 얼굴을 바탕으로 본인인증을 진행하는 서비스다. 얼굴은 지문과 달리 변화의 폭이 크기 때문에 이를 분석할 수 있는 고도화된 AI기술이 필요하다. 

단순 인증 서비스에 불과하다면 AI 전환의 핵심 이라고 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신한은행은 얼굴인증 서비스에 탑재된 AI기술을 더욱 고도화 해 금융사고 방지 등으로 활용범위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추후 얼굴인증 과정에서 고객의 강도, 피싱 등에 의한 강압 여부를 분석해 비대면 상황에서도 고객을 보호하는 기능을 탑재하는 것이 목표"라며 "고객의 일상생활에서 본인을 가장한 도용 위험을 방지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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