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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9연속 동결..."상반기 인하 어렵다"

  • 2024.02.22(목) 15:03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연 3.50%로 동결
물가 불확실성 및 가계부채 부담 영향
금통위원 6명 중 5명 "3개월 동결 적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물가 전망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물가가 진정되기 전까지는 금리인하 시점을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올해 두 번째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이는 작년 2월부터 9차례 연속 동결이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작년 2월부터 1년째 3.50%가 이어지게 됐다.

물가 불확실성 여전…가계부채 부담도

한은은 물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준금리 인하가 시기상조라고 판단한 모습이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12월(3.2%)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유지하다가 지난 1월(2.8%) 반년 만에 2%대로 내려오는 등 안정세를 찾았지만 향후 전망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설명이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2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물가 전망경로 상에는 지정학적 정세, 국내외 경기흐름, 비용압력의 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 증가세도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4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86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에만 8조원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가계 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이 15조2000억원 증가하면서 가계부채 증가를 이끌었다.

현재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사상 최대 수준인 2.0%포인트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한은이 금리 인하를 망설이는 이유다. 미국보다 일찍 금리를 인하하면 금리 격차가 더욱 커지게 되는데, 이는 외국인 자금 유출이나 환율 불안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금통위는 이날 배포한 통화정책방향에서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개선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의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으로 안정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고 대내외 정책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이라며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반기 내에 기준금리 인하 쉽지 않아"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금통위원 전원 만장 일치로 합의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3개월 이후 전망에 대해서는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고, 1명은 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기준금리 유지를 전망한 금통위원들은 물가상승률이 2%보다 높고 물가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언급했다. 나머지 1명은 소비가 당초 전망보다 부진해 물가 압력이 약해질 것으로 보이고, 내수에도 사전 대비해야 해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도 상반기 금리인하가 어려울 것이란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물가 경로 및 국내외 경제 전망이 불확실한 만큼 금리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수준이 상당히 높고 물가가 우리 전망대로 내려갈지 좀 더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금리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물가가 '라스트 마일(목표 물가 달성의 마지막 구간)'에서 평탄하게 움직이지 않고 울퉁불퉁한 길을 내려오고 있는 상황이라 물가가 예상대로 움직이는지 확인하고 금리를 논의해보자는 게 금통위원들의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11월과 이번 2월 전망이 크게 차이가 없어 상반기 내에는 금리를 인하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의견을 유지한다"라며 "상반기가 지나면 어떻게 될지 봐야 하기 때문에 5월 경제 전망을 할 때 나온 숫자를 보고 (금리 인하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은은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로, 물가 전망치는 2.6%로 제시하면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한은은 소비 회복세가 더디고 건설투자가 부진하겠지만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국내경제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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