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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L생명, 올해 후순위채 최대 3000억원 발행…'시장 소화할까'

  • 2024.04.03(수) 08:01

ABL "자본 건전성 강화 및 유동성 확보 목적"
보험사 채권 발행 비우호적…푸본·롯데 미매각

ABL생명이 올해 후순위채 발행 한도를 3000억원으로 잡았다. 자본 건전성 강화 또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다. 신용등급과 상관없이 보험사 채권 발행에 대한 시장 평가가 비우호적이라는 게 부담이다. 앞서 롯데손해보험, 푸본현대생명 후순위채도 일부 미매각에 처했다.

/그래픽=비즈워치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BL생명은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고 후순위채 발행한도 3000억원을 승인했다. ABL생명 관계자는 "차환 목적이 아닌 신규 발행으로, 자본확충 및 유동성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22~2023년 총 1930억원 규모로 5년 만기 후순위채를 발행한 바 있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ABL생명의 후순위채 등급을 'A(안정적)'로 평가했다.

후순위채는 변제순서가 일반 채권보다 뒤인 만큼 한 단계 낮은 신용등급을 받는다. 이렇게 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금리 부담이 높아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시장금리 지표로 활용되는 국고채 10년물 평균금리가 2019년 말 1.683%에서 2021년 말 2.250%, 지난해 말 3.183%, 올해 3월말 3.413%로 재차 상승하고 있다.

이에 최근엔 차환발행 시 발생하게 될 이자비용 증가나 부채 조정 목적으로 상환을 결정하는 회사도 나오는 추세다. 실제 지난 1월엔 동양생명과 DB생명이 각각 2000억원, 3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차환 발행 없이 상환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ABL생명이 후순위채 발행을 예고한 건 자본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지난해 새 보험회계기준(IFRS17) 시행으로 신(新)지급여력제도(K-ICS·킥스)가 도입됐다. 킥스 비율은 모든 가입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낸다.

킥스 체계 하에서는 자산·부채 시가평가 기반에 장수 리스크 등 새로운 보험위험을 추가 측정하고, 금리·주식 위험 기준도 상향된다. 이 과정에서 요구자본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ABL생명의 경과조치 적용 후 킥스 비율은 168.2%, 경과조치 전은 109.1%다.

경과조치는 기존 건전성 제도였던 RBC(지급여력) 비율이 보험업법에서 요구하는 100% 기준을 넘는 보험사가 킥스 비율을 적용할 때 100%를 넘지 못해도 적기시정조치(제재)를 최대 5년간 유예하는 완충장치다. 현재는 금융당국의 권고수준(150%)과 보험업법 최소 요구 기준(100%)을 상회하지만 회계 변동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다.▷관련기사 : 보험사 3곳 중 1곳 킥스 유예 신청…생보사는 과반(3월13일)

회사채 시장에서 A급 기업도 발행이 녹록지 않다는 게 걸림돌로 꼽힌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달 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10억원 매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당시 한국기업평가는 푸본현대생명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부여했고 나이스신용평가는 A+(부정적)으로 봤다. 비슷한 시기 롯데손보(A-안정적)도 8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480억원의 자금을 모으는 데 그쳤다. 다만 나머지 물량은 시장에서 완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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