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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힘?…올 하반기 여행자보험 판 커진다

  • 2024.07.22(월) 08:05

올 상반기 여행자보험 신계약 127만건…전년비 1.5배
"지난해 카카오페이 시장 진출 이후 가입건·매출 늘어"

올해 하반기 여행자보험 시장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코로나19 이후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분출되면서 여행자보험 필요성을 인식하는 소비자가 늘어났다. 더욱이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사고 없이 해외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보험가입자에게 보험료를 환급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관련 시장이 코로나19 이전보다 두 자릿수 넘게 성장했다. 항공기 지연·결항을 보상하는 특약 상품도 출시 채비를 마치면서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손보사 10곳(메리츠화재·한화손보·흥국화재·삼성화재, 현대해상·KB손보·DB손보·NH농협손보·신한EZ손보·카카오페이손보)의 여행자보험 신계약 건수는 127만2600건(단체보험 제외)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75만1100건) 대비 1.5배 넘게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연간 가입 건수(178만5600건)의 약 70%를 달성했다. 코로나 팬데믹 전인 2019년 상반기(99만3400건)와 비교하면 신계약 건수가 28% 급증했다.

여행자보험은 여행 중 발생하는 다양한 손해를 보상하는 상품이다. 사망 또는 질병이나 신체 상해, 휴대품 손해, 배상책임 등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여행객들이 가입한다. 올 상반기 해외여행보험 판매로 올린 매출(원수보험료)은 443억6700만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19년 상반기(378억5900만원)와 비교하면 17.2% 증가했다. 

여행자보험 가입 건수와 매출이 급증한 건 코로나 이후 해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인식이 구체화하고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험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보다 2022년에 배상책임, 특별비용 및 해외 의료비 등 일부 담보에 대한 가입 규모가 늘어났다. 일례로 지난 2022년 해외여행자보험 기본계약(사망 및 후유장해) 평균 가입 금액은 2억4240만원으로 2019년(2억1270만원) 대비 13.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배상책임은 25.9%, 특별비용은 60.5%, 해외 의료비는 35.3% 각각 늘었다.

디지털 손보사인 카카오페이손보가 지난해부터 여행자보험 판매를 시작한 것도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무사귀환하면 보험료를 10% 돌려주는 '무사고 환급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다. 사고가 나야 보상받을 수 있다는 기존 여행자보험의 공식을 깬 것이다. 두 명 이상이 가입하면 보험료를 최대 10% 할인해주는 동반 가입 할인 제도도 운용 중이다.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어 접근성도 높였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매출(원수보험료)은 시장 규모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인데, 지난해 카카오페이손보 등장 이후 여행자보험으로 거둬들이는 보험료가 크게 뛰고 있다"며 "이는 기존 시장에서 파이만 나눠 먹는 게 아니라 새 수요를 창출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올해 하반기엔 여행자보험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항공편이 결항하거나 지연될 때 복잡한 증빙자료 없이 간편하게 보상받을 수 있는 해외여행자보험 특약 상품개발이 초읽기에 들어가서다.

최근 보험개발원은 항공기 지연 및 결항 데이터를 이용해 산출한 보험종목별·위험별 산업 평균 표준요율을 금융감독원에 신고해 인가를 받았다. 보험사는 해당 요율을 바탕으로 오는 8~9월 중 관련 특약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예컨대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여객기가 결항되거나, 출발이 2시간 이상 지연될 경우 지연 시간에 비례해 정해진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보상 수준은 항공기의 출발이 2시간 지연된 경우 보험금 4만원이 나오고, 이후 지연 시간대별로 추가 보험금이 책정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후발주자인 네이버페이가 해외여행자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출시하며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며 "항공기 결항·지연 보상 상품과 더불어 가입 플랫폼까지 늘어나면 앞으로 여행자보험 가입 고객과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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