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최대 과제였던 국민연금 개혁안에 여야가 합의했다는 소식입니다. 핵심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3% 등 '더 내고 더 받는' 구조로 바뀐다는 점인데요.
그런데 말입니다. '오래살면 더 받는' 연금보험도 출시된다고 합니다. 국민연금 만으로는 고령화 시대 늘어난 노후를 책임지기 버거운 게 사실인데요. 내년부터 출시되는 연금보험, 한 번 알아볼까요.

'노후 소득' 국민연금 플러스 알파는
금융위원회는 보험산업 미래 대응 방안 가운데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연금보험을 활성화하기로 했습니다. 고령화 진전으로 노후소득 보장 필요성은 크지만 국민연금 월평균 수급액은 부족하기 때문인데요.
2022년 기준 국민연금 월평균 수급액은 58만원인데 비해 노후 적정 생활비는 월 177만원 정도입니다. 국민연금 외에도 연금보험 등을 통해 노후소득을 보장해야 하는 이유죠.
금융당국이 꺼내는 연금보험 활성화 방안으로는 톤틴·저해지 상품입니다. '톤틴 보험' 생소할 수 있는데요. 톤틴형 연금보험은 가입자의 사망 혹은 계약 해지 시 일반 연금보험에 비해 사망보험금이나 해지환급금을 적게 지급하는 대신 계약 유지자의 연금 수령액을 증액하는 상품입니다.
금융당국이 구상한 한국형 톤틴 역시 연금개시 전 사망하면 현행 상품보다 지급액을 적게 하는 대신 소비자 수용성 등을 감안해 이미 납입한 보험료 이상을 지급하는 구조인데요. 톤틴·저해지 연금보험은 일반상품 대비 연금액이 38% 상승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금융당국 분석입니다.
이 같은 상품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닙니다. 지난 2022년 11월 금융당국은 중도환급 규제를 완화했습니다. 중도 해지자에게 돌아가는 환급금을 낮추는 대신 이 재원으로 장기 유지자 연금수령액을 높일 수 있도록 했는데요.
규제 완화 후 삼성생명은 지난 2023년 '삼성 연금보험 플러스(무배당)'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이 상품은 중도환급률을 낮춘 대신 계약을 길게 유지할수록 유지 보너스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연금강화형'과 기존 중도환급률 규제를 적용해 설계된 '기본형'으로 운영됩니다. 당시 한국형 톤틴 보험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불완전판매 논란 막고 인기 끌 수 있을까
연금보험은 연금 수령이 목적인 만큼 해지 환급금보다 연금 개시 후 받을 연금액을 우선해 상품을 설계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분석인데요. 그럼에도 가입자 입장에선 중도에 보험을 해지할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중도에 해지하면 받을 수 있는 환급금이 다른 상품에 비해 적다는 점은 가입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일 수 있는데요. 이런 이유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지 못했던 게 사실입니다.
복잡한 구조의 상품으로 직접 판매하는 설계사(모집인)들의 관심도 떨어졌습니다. 특히 연금보험을 중도 해지할 때 가입자들이 민원을 제기할 가능성도 높은데요. 이로 인한 불완전판매 논란도 연금보험이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금융당국도 이를 감안해 연금보험 지급 전 사망하거나 보험을 해지하면 지급금이 감소하므로 가입자에 대한 충분한 설명장치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강화된 계약자 확인서나 보험사 자체 상품판매자격제도 운영, 해피콜 실시 등이 거론됩니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상품을 설계할 때 해지율을 예측하는 게 쉽지 않은데요. 가정 해지율을 높게 설정하면 예상했던 보험금 지급액(연금)보다 더 많은 돈을 줘야 하는 '해지차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해지율을 낮게 잡으면 가입자에게 제시할 수 있는 연금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죠. 그 만큼 해지율 적용이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 상품 세부 서식과 전산 마련 등을 거쳐 내년 초 한국형 톤틴 연금보험 상품을 출시한다는 목표인데요. 한국형 톤틴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내 노후를 위해 가입할 만한 상품일지 한 번 지켜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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