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여행업체 모두투어 오너 2세들의 엇갈림이 주목받고 있다. 형제가 핵심 계열사들의 경영 전면에 배치됐던 때가 5년 전(前). 2020년의 코로나19 위기가 존재감을 확 바꿔 놓았다.

자유투어 떠난지 2년만에 자리 잡은 차남
27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모두투어 계열사인 크루즈인터내셔널(이하 크루즈인터)이 올해 3월 말 우준상(41) 대표를 신규 선임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모두투어 창업주인 우종웅(75) 회장의 두 아들 중 차남이다.
크루즈인터는 2000년 5월 설립된 크루즈여행 전문업체다. 2009년 7월 ‘투어터치’에서 현 사명으로 간판을 바꿔 단 이듬해 5월 모두투어 계열로 편입됐다. ‘리젠트 세븐시즈’ 등 세계 유수의 크루즈 선사의 한국 총판이다.
우 회장의 차남이 크루즈인터에 자리를 잡은 것은 2020년 이후 코로나19 위기로 촉발된 여행업계 전반의 경영 악화와 맞물려 있다. 한때 하나투어, 모두투어에 이어 업계 3위에 올랐던 중견 여행사로서 2014년 말 모두투어가 인수한 자유투어와 맞닿아 있다.
우 대표는 경희대 관광대학원 출신이다. 2008년 모두투어에 입사한 뒤 미주사업부 상품기획 파트 등을 거쳤다. 이어 본격적으로 경영에 발을 들였던 곳이 자유투어다. 우 회장이 2017년 3월 차남을 자유투어 이사회에 합류시켰던 것.

모두투어에 비할 바 못되는 ‘크루즈’ 볼륨
2020년 초 여행업계에 코로나19가 덮쳤다. 사상 최악의 침체기로 이어졌다. 자유투어라고 예외일 수 없다. 영업활동이 멈췄다. 우 대표도 같은 해 3월 말 이사진에서 물러났다. 작년 3월에 가서는 자유투어가 매물로 나와 지금은 주인이 바뀐 상태다.
크루즈인터는 모두투어가 최대주주로서 지분 89.92%를 보유 중이다. 대표이사는 원래 모두투어 최고경영자(CEO)인 유인태(63) 사장이 설립 이래 20년간 줄곧 대표를 겸임해왔던 자리다.
이어 후임으로 우 대표가 자유투어를 떠난 지 2년 만에 대표 자리를 넘겨받은 것. 우 회장 2세가 모두투어 계열사 중 경영 최일선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2세의 경영무대 치고는 크루즈인터의 기업 볼륨은 변변찮다.
코로나19 이전에도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을 때가 모두투어 계열 편입 초창기인 2010~2011년 5억원 남짓이다. 이후 지속적인 감소 추세로 2020~2021년에는 한 해 1억원이 채 안된다. 올해 3월말 총자산은 10억원 정도다. 결손금도 적잖아 자본잠식비율이 41.8%(자본금 17억원․자기자본 10억원)나 된다. 주력사 모투투어에 비할 바 못된다.

창업주 절대권력…2세 지분승계 만만디
우 회장의 맏아들 우준열(45) 상무가 모태인 모두투어를 활동무대로 차근차근 경영권 승계 단계를 밟아나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비록 우 회장이 모두투어 대표로서 지금껏 절대권력을 쥐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우 상무가 자타공인 후계자다.
경기대 관광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모두투어리츠 자산관리부 부장을 지낸 뒤 2016년 12월 모두투어 전략기획본부장(상무)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듬해 3월에는 사내 등기임원에도 선임됐다. 동생이 자유투어 경영에 참여한 시점과 일치한다.
우 상무는 이후 경영지원본부장을 거쳐 작년 3월부터는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총괄본부장으로서 경영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2017년 6월 이후 모두투어리츠 비상무이사직도 가지고 있다.
다만 지분승계 작업은 아직까지 매우 더딘 편이다. 우 회장은 현재 모두투어 최대주주로서 10.87%를 소유 중이다. 특수관계인(10명)을 포함하면 12.91%다. 이에 더해 자사주 8.13%가 뒤를 받치고 있다. 2세들은 얼마 안된다. 우준열 상무 0.11%다. 모두투어리츠 도 있지만 0.13%에 불과하다. 우준상 대표 또한 모두투어 지분이 0.08%에 머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