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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1000억’ 세원빌딩 주인 한일시멘트家 세 모녀

  • 2023.03.08(수) 07:10

[중견기업 진단] 한일시멘트⑥
허동섭 부인 김천애, 두 딸 서연·서희
세원개발 소유…한때 처남 김윤수 경영
2017년까지 그룹사 경비·청소 주수입

서울 서초동에 자리한 세원빌딩. 지하철 3호선과 신분당선 양재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의 초더블역세권에 위치한 알짜배기 빌딩이다. 대지면적 821.4㎡(248평), 연면적 8621.88㎡(2608평)에 지하 7층~지상 19층짜리다. 

세원빌딩에서 현 한일시멘트그룹 소속사 상당수가 서초동 그룹 사옥 한일시멘트빌딩에서 떨어져 ‘한 지붕’ 생활을 하고 있다. 세원개발, 충무화학, 한일이디, 이에프, ㈜동산 등. 공통분모가 있다. 고(故) 허채경 창업주의 5남1녀 중 3남 허동섭(75) 명예회장 일가 소유의 소그룹 계열사라는 점이다. 

허(許)씨 오너 일가의 상장 계열사 중 한일홀딩스(4.85%·178억원), 한일시멘트(4.92%·413억원)와 형제사 녹십자홀딩스(3.19%·237억원) 등 827억원(3일 종가 기준)어치의 주식을 가진 재력가 집안이기도 하다.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세원빌딩(가운데). 지하철 3호선과 신분당선 양재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의 초더블역세권에 입지한 알짜배기 빌딩이다. 허동섭(75) 한일시멘트 명예회장의 두 딸 허서연·허서희씨와 부인 김천애씨가 주인으로 있는 세원개발이 소유하고 있다. /네이버 지도.

부인은 사내이사, 맏딸은 감사

한일시멘트그룹 방계가인 허동섭 명예회장 일가의 계열 지배구조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곳이 바로 세원빌딩 소유 법인 세원개발이다. ‘[거버넌스워치] 한일시멘트 ⑤편’에서 얘기한대로, 집안 몫이었던 한일건설을 잃은 대가(?)로 손에 쥔 한일개발, 충무화학과 더불어 알짜 계열사 중 하나여서다. 

특히 ‘돈 벌기 참 쉽쥬!’라는 말 내뱉을 법 할 정도로 어마무시한 ‘계열빨’을 기반으로 일가가 손쉽게 재산을 불리는 재미를 보는데 일조했던 말 많던 계열사다. 중심에 허 명예회장의 부인과 두 딸이 있다. 

1984년 10월 설립됐다. 오래 전부터 일가 소유였다. 확인할 수 있는 범위로 보면, 2003년 주주가 바로 장녀 허서연(46)씨 50.5%, 차녀 허서희(37)씨 47.0%, 부인 김천애(70)씨 2.5% 등 세 모녀다. 지분 100%를 소유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3인 주주다. 

처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경영을 처가에서 했다. 장인 고 김영기씨가 1995년 1월까지 사내이사로 있었다. 뒤를 이어 손위처남 김윤수(77)씨가 2020년 3월까지 대표를 맡아 경영을 총괄했다. 김천애씨가 소그룹 8개 계열 중 유일하게 세원개발 이사회 멤버로 달리 있는 게 아니다. 2017년 12월부터 활동했다. 1대주주인 허서연씨 또한 2016년 3월부터 감사직을 가지고 있다. 

한일시멘트 등 그룹사 매출 80~90%대

한데, 세원개발의 사업구조가 묘했다. 건물 임대 외에 경비·청소업을 했다. 즉, 주된 수입원이 한일시멘트·서울랜드·한일산업 등 한일시멘트그룹 계열사들의 건물과 시설에 대한 용역사업이었다. 

이런 사업구조는 2017년 12월 경비·미화 부문을 인적분할을 통해 송현산업으로 떼어 내 정리할 때까지 꽤 오랜 기간 유지됐다. 세 모녀가 송현산업 지분 100%를 매각한 게 이듬해인 2018년이다. 

세원개발은 2003~2016년 한 해 적게는 38억원, 많게는 5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가운데 79~98%(34억~52억원)에 이를 정도로 한일시멘트를 비롯한 그룹사 매출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이렇다 보니 돈이 벌리지 않는 모습이 보였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하다. 2012년까지는 흑자를 거른 적이 없었다. 영업이익으로 한 해 평균 6억원가량을 벌어들였다. 세 모녀의  ‘쌈짓돈’ 역할도 했다. 2003년 이후 챙긴 배당금이 총 20억원이다. 

시세 1000억…임대료 30억 따박따박

허서연씨 등 세 모녀로서는 알짜 사업을 정리한 터라 아까웠을 법 하지만 땅을 칠 정도는 아니다. 그룹사의 경비·청소 용역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익 등을 밑천 삼아 세원빌딩을 짓고 난 뒤의 일이어서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세원빌딩은 시세가 평당 4억원이 넘는 1000억원대의 신축 오피스빌딩이다. 이런 까닭에 따박따박 들어오는 임대수입이 예전 벌이를 메우고도 남는다. 

세원개발은 원래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현 ‘유니언타운 강남’(지하 3층~지상 6층)을 소유, 임대사업을 해왔다. 이를 155억원에 매각한 뒤 2013년 3월 지금의 세원빌딩이 위치한 토지(244억원)와 건물(32억원)을 275억원에 매입했다. 

2017년 8월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세원빌딩을 신축·완공했다. ‘[거버넌스워치] 한일시멘트 ⑤편‘에서 얘기했듯이, 2016년 한일시멘트에서 허 명예회장 세 부녀로 주인이 바뀐 한일개발이 공사를 담당했다. 

세원개발은 총자산 501억원(2021년 말 기준)에 2019~2021년 임대수입이 27억~31억원이다. 영업이익은 한 해 평균 8억원가량을 벌어들였다. 세원빌딩을 짓느라 369억원의 빚이 있지만 차입금도 별 문제가 안돼 보이는 이유다. 재력가 집안 허 명예회장 일가는 이래저래 알짜 계열사들도 제법 된다. (▶ [거버넌스워치] 한일시멘트 ⑦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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