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지 ‘눈높이’로 잘 알려진 대교그룹의 2세 후계경쟁이 이제 본게임의 막이 올랐다. 창업주가 홀딩스 대표에서 전격 퇴진함으로써 두 아들이 각각 지주사와 주력사의 단독대표를 맡아 책임 경영하는 체제로 바뀌어서다.
차남 강호철, 1년 만에 홀딩스 단독대표
31일 대교홀딩스에 따르면 오너 강영중(74) 회장이 지난 3월 말 대표이사에서 사임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2009년 12월 이후 14년만이다. 지주회사로서 강 회장이 현 27개 계열사 중 유일하게 대표로 활동했던 곳이다.
강호철(41)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강 회장의 두 아들 중 차남이다. 작년 3월 대표로 선임되며 부친과 함께 각자대표를 맡아 활동한 지 딱 1년 만에 ‘각자’ 꼬리표를 떼고 실질적으로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사업 자회사 ㈜대교의 경우는 2021년 3월부터 장남 강호준(43) 대표가 수장(首長)을 맡고 있다. 전문경영인 박수완 대표의 뒤를 이어 2세 중 처음으로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앉았다.
강 회장은 대교홀딩스 및 ㈜대교의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하고 있다. 즉. 이번 홀딩스 대표 퇴임은 장남은 주력사, 차남은 지주사를 각각 책임지고 경영하도록 확실하게 역할 분담을 하고, 강 회장은 컨트롤타워를 맡는 구조로 변화됐다는 의미를 갖는다.
강영중 회장 절대권력…후계구도 예측불허
대교의 2세 형제간 후계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승계구도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예측불허인 상황에서 ㈜대교, 대교홀딩스를 양대 축으로 한 형제간 책임경영 체제가 만들어짐으로써 올해를 기점으로 경영능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대교그룹은 2001년 6월 지주회사로 출범한 대교홀딩스를 정점으로 교육(㈜대교·대교에듀캠프), 환경(강원심층수), 레저(대교D&S), IT(대교CNS) 분야 등에 걸쳐 현재 27개(국내 17개·해외 10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2대(代) 지분 승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강 회장이 대교홀딩스의 1대주주로서 84.0%(보통주 기준·특수관계인 포함 98.2%)의 압도적인 지분을 보유, 변함없이 절대권력을 쥐고 있다. 반면 두 아들은 각각 0.1%로 거의 없다시피 한다.
㈜대교 또한 마찬가지다. 대교홀딩스가 최대주주로서 지분 54.51%를 소유 중이다. 이어 강 회장이 단일 2대주주로서 8.43%를 보유하고 있다. 2세 형제들의 경우는 지분이라고 해봐야 각각 0.03%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