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의류 ‘노스페이스’로 유명한 영원무역그룹의 막내딸이 공연기획사에 단단히 필이 꽂혀 있다. 창업주 개인 소유의 서울 동숭동 대학로 소재 빌딩에 비밀이 감춰져 있다. 한마디로 부인은 갤러리, 딸은 공연장을 운영하고 있다.
‘노스페이스’ 영원아웃도어 3녀 몫?
영원아웃도어는 잘 알려진 대로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 유통업체다. 지주회사 영원무역홀딩스가 1대주주로서 지분 59.3%를 소유 중이다. 이외 40.7%는 노스페이스 한국·일본 판권을 가진 일본 골드윈 몫이다.
창업주 성기학(76) 회장이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1992년 10월 설립 이래 대표 자리를 비운 적이 없다. 세 딸 중 유일하게 이사회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가 있다. 성가은(42) 영원아웃도어 부사장이다.
한참 됐다. 2012년 3월부터다. 31살 때다. 맏언니 성시은(46) ㈜영원무역 사회공헌 담당 이사나 둘째 언니 성래은(45) 영원무역그룹 부회장이 지금껏 사내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적이 없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영원아웃도어는 향후 2세 후계구도에서 막내딸 몫으로 분류되는 계열사라고 할 수 있다. 성 부사장이 이사진으로 발을 걸치고 있는 회사 또 있다. ‘㈜티오엠(TOM)’이다.
‘[거버넌스워치] 영원무역 ①편’에서 얘기한 성 부회장의 1인 회사 ‘래이앤코(ray & co,)’처럼 티오엠 역시 영원무역홀딩스를 정점으로 한 지주회사 체제(83개, 국내 4개·해외 79개)를 벗어나 있는 곳이다.
티오엠→피오컨텐츠…공연기획사 잇단 창업
성 부사장이 연극 및 뮤지컬 기획 사업을 위해 2014년 5월 자본금 1억원(현재 1000만원·솜톰)으로 창업한 회사가 티오엠이다. 1인 회사다. 성 부사장이 설립 이래 유일 사내이사로 있다는 게 증거다.
티오엠은 서울 종로구 동숭동 소재 ‘대학로문화공간’ 빌딩에 자리 잡고 있다. 대지면적 778㎡(약 235평), 연면적 3646.31㎡(약 1103평) 규모의 지하 4층~지상 6층짜리 건물이다. 성 창업주 개인 소유다. 1993년 6월 부지를 매입했다. 건물은 당초 최상위 지주사 와이엠에스에이(YMSA) 소유였지만 2000년 9월 성 회장이 사들였다.
즉, 성 부사장이 부친 소유의 건물에 연극·뮤지컬 공연장 대관사업을 하고 있다. 1관 335석, 2관 220석 규모다. 이외에도 공연기획, 아카데미 사업을 하고 있다. 성 회장의 부인 이선진(72) 관장이 운영하는 갤러리목금토가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이게 다가 아니다. 성 부사장은 2007년 12월에도 자본금 3억원가량으로 공연기획사를 하나 더 차린 적이 있다. 피오컨텐츠다. 다만 2020년 12월 8월 포포투 합병을 계기로 업종 전환했다. 지금은 친환경 플랫폼 ‘이물건마켓’과 업사이클링 브랜드 ‘아이워즈플라스틱(IWP)’을 운영 중이다.
성 부사장은 주명진(51) 옛 포포투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경영 성과는 이렇다 할 게 없다. 매출이 늘고는 있지만 더뎌 작년에는 7억원이 고작이다. 영업이익은 2021~2022년 적자를 내고 있다. 총자산이라고 해야 8억원에 머물고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