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헬스케어그룹 휴온스(Huons)의 3세 개인회사가 향후 승계 지렛대로서 위력을 더하고 있다. 계열 지배구조의 중추인 지주사를 타깃으로 차츰차츰 소유지분을 늘려가고 있다.
휴노랩, 이달 초 지주 주식 매입 재개
13일 휴온스글로벌에 따르면 계열 주주사인 휴노랩이 최근 지분 0.59%(7만4628주)를 확보했다. 작년 1월 주주로 등장한 이래 9월까지 장내에서 주식을 사모은 뒤 다시 이달 들어 매입을 재개한 데 따른 것이다. 액수로는 총 15억원(주당 2만640원)어치다.
휴온스의 3대 세습기반 조성작업이 서서히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는 양상이다. 고(故) 윤명용 창업주의 장남이자 2대 경영자인 윤성태(60) 회장이 향후 경영권 승계를 위해 준비한 회사가 휴노랩이라고 할 수 있어서다.
윤 회장은 부인 김경아(60) 휴온스글로벌 사장 사이에 아들 3형제(인상·연상·희상)를 두고 있다. 이 중 윤인상(35) 휴온스글로벌 전략기획실장을 선두로 대물림 작업이 진행 중이다. 3세들이 지주사 지분을 적잖이 소유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휴온스글로벌은 윤 회장이 1대주주로서 지분 43.84%를 소유 중이다. 반면 윤 실장(4.16%)을 비롯해 차남 윤연상(33)씨(2.74%), 3남 윤희상(29)씨(2.54%) 등 아들 3형제가 도합 9.43%를 보유하고 있다.
아들 3형제 승계기반 조성 우회장치
이게 다가 아니다. 휴노랩이 사실상 아들 3형제 소유이기 때문이다. 윤 실장이 지분 26.82% 1대주주다. 대표직도 가지고 있다. 이외 이사진도 윤 회장의 부인과 차남, 3남뿐이다.
따라서 휴노랩의 휴온스글로벌 지분 확대는 3세들의 승계기반을 닦는 우회장치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기업가치가 점점 레벨-업되고 있어 향후 윤 회장의 지분 증여 등에 대비한 재원 확보 등에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휴노랩은 2008년 1월 설립됐다. 원래는 IT서비스 및 치료용 의료기기 사업을 했다. 하지만 2019년 1월 휴온스글로벌에 IT 및 디자인 부문을 41억원을 받고 넘긴 뒤로 지금은 별다른 자체사업이 없는 페이퍼컴퍼니다. 2021년부터 매출이 ‘제로(0)'다.
반면 현재 총자산(2022년 말) 243억원에 자기자본이 226억원이나 된다. 전년보다 54억원가량 불어난 수치다. ‘돈이 될 만한하다 싶은’ 계열사 출자나 주식 투자 등을 통해 짭짤한 수익을 챙겨온 데 기인한다.
과거에 ㈜휴온스 신주인수권부사채(BW) 워런트로 65억원, 옛 계열사 휴베나 지분으로 109억원을 챙긴 게 좋은 예다. 현재 미디어 데이터 유통업체인 상장사 비플라이소프트 지분 1.24%도 소유 중이다. 밀키트 제조업체 푸드어셈블 또한 6.01%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