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8%’. 3대(代) 후계자가 소유한 모체이자 주력사 신도리코 지분이다. 4살 때인 1997년 이전부터 갖고 있었다. 지금껏 아무런 변동이 없다. 이것만 놓고 보면, 주식 대물림은 걸음마 조차 떼지 않은 듯 보이지만 실상은 한참 앞서 나갔다고 볼 수 있다. 신도시스템이 출발이다.
우승협, 주력사 신도리코 지분 0.18%뿐
신도리코 16개(국내 11개·해외 5개) 계열사 중 주력 중의 주력사 ㈜신도리코는 1대주주가 신도에스디알(SDR)이다. ‘옥상옥(屋上屋)’이다. 신도SDR 상단에는 신도시스템이 2대주주로서 자리 잡고 있다.
현재 확인할 수 있는 범위로 2000년에도 이랬다. 즉, 신도시스템(현재 29.17%)→신도SDR(22.63%)→신도리코로 연결되는 계열 출자 구조는 오랜 시간 신도리코를 관통하는 지배구조의 뼈대다.
바꿔 말하면 2대 경영자 우석형(69) 회장의 절대권력은 예나 지금이나 비(非)주력 가족사인 신도시스템과 신도SDR로부터 나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정작 신도리코 개인지분은 11.7%밖에 안되는 이유다. 대신에 신도SDR은 최대주주로서 32.07%를 가지고 있다.
신도SDR은 모태 신도리코(1960년 7월) 다음으로 1967년 6월에 설립된 계열사다. 원래 간판은 ‘신도사무기판매’다. 이어 ‘신도사무기’를 거쳐 지금의 이름으로 교체했다. 사명 변화에서 알 수 있듯이 원래는 신도리코의 서울․경기지역을 커버하는 대형 전문대리점이었다가 2008년 이후로는 빌딩임대와 통신기기판매 사업만 하고 있다.
반면 신도리코 계열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위치한 신도시스템의 경우는 현재 우 회장이 1대주주가 아니다. 첫째동생 우자형(66) 신도테크노 대표(32.8%)에 이어 3대주주일 뿐이다.
우승협, 신도시스템 이사회 멤버…계열 중 유일
신도시스템의 최대주주가 바로 우 회장의 1남2녀 중 맏아들이자 후계자인 우승협(30) 신도리코 전무다. 2010년 우 회장이 신도시스템 지분 65.73% 중 40%를 증여한 데 따른 것이다. 우 전무의 나이 17살 때다.
결과적으로 지금의 우 전무(40%)→신도시스템(29.17%)→신도SDR(22.63%)→신도리코로 이어지는 3대 승계기반은 당시 증여에서 비롯됐다. 이에 더해 신도시스템은 신도리코 지분 6.05%도 가지고 있다.
신도시스템이 신도리코 3대 승계를 위한 지주사로 탈바꿈한지 오래 됐다는 의미다. 우 전무가 2019년 9월부터 이사회 멤버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것도 이런 연유일 수 있다. 신도리코 계열 중 유일하다.
신도시스템이 자체 사업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도 이런 기업성격을 뒷받침한다. 설립 시기는 1988년 9월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 신도SDR과 더불어 신도리코의 대형 판매대리점이었다. 미8군 등을 상대로 복사기 렌탈사업 등을 벌였다. 2007년 복사기 임대 부문을 신도리코에 매각한 것을 시작으로 2013년까지 사업을 모두 정리했다.
뿐만 아니다. 우 전무는 신도시스템 말고도 우회장치를 하나 더 가지고 있다. ‘비즈웨이엘앤디’가 계열 지배구조에서 존재감을 갖게 된 것도 2010년의 일이다. (▶ [거버넌스워치] 신도리코 ③편으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