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종합도료업체 삼화페인트공업의 3대(代) 후계구도가 장녀 승계로 점점 굳어지고 있다. 공인회계사(CPA) 겸 변호사인 창업 2세의 맏딸이 가업 경영에 입문한지 7년 만에 이사회에 합류한다.
삼화페인트 이사회 오너 父女 체제
4일 삼화페인트에 따르면 다음달 20일 2024사업연도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주총에서는 현 3명의 사내이사진 외에 김현정(40) 경영지원부문 전무를 추가로 선임할 예정이다.
오너 김장연(68) 회장의 1남1녀(정석·현정) 중 맏딸이다. 고려대와 한양대 로스쿨 출신이다. 2012년 12월 CPA에 이어 2018년 4월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곧이어 도료 및 점착제, 접착제 등을 판매하는 관계사 이노에프앤씨(F&C) 관리본부장으로 입사, 경영수업에 들어갔다.
이어 34살 때인 2019년 8월 모태사인 삼화페인트로 자리를 옮겨 글로벌전략지원, 전략지원실을 거쳐 2023년부터 재경 및 구매 등을 담당하는 경영지원부문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0~2023년 계열 IT서비스 업체인 에스엠투네트웍스의 감사직을 갖고 있기도 했다.
1946년 4월 공동창업주 고(故) 김복규·고 윤희중 회장에 이어 현재 김 창업주의 2남1녀 중 차남인 김 회장이 이끌고 있는 삼화페인트는 3대 이르러 후계구도가 장녀로 기울고 있는 양상이다. 김 회장의 장남 김정석씨는 삼화페인트나 계열사에 적을 두고 있지 않고, 학업을 마친 뒤 타사에 근무 중이라는 게 삼화페인트 측의 전언이다.
김 전무의 합류를 계기로 삼화페인트 이사회 또한 5인→6인 체제로 개편된다. 올해 정기주총에서 4명의 임기가 만료되지만 교체 멤버는 없다. 김 회장을 비롯해 류기봉․배맹달 각자대표 등 사내 3명을 재선임한다. 오너 부녀가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게 되는 셈이다. 사외이사인 심달훈 우린 조세파트너 대표 또한 재선임한다.
경영 승계 가속도…주식 대물림은 ‘걸음마’
3세 경영 승계 작업이 빨라지면서 대물림의 또 다른 한 축 지분 승계 또한 속도를 낼지 주목거리다. 김 전무의 경영 행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분 승계는 걸음마 단계여서다.
삼화페인트는 KCC(2023년 시장점유율 29%), 노루페인트(22%)에 이어 도료업계 3위(17%)업체이자 계열 지주사격이다. 삼화대림화학, 삼화로지텍 등 국내 8개사와 중국․베트남 등지의 9개 해외법인 등 17개 계열사의 정점에 위치한다.
반면 김 전무는 삼화페인트 지분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2019년 7월 장내에서 5000만원 남짓에 산 0.04%가 전부다. 김 회장이 25.76% 최대주주로서 변함없이 강력한 오너십을 쥐고 있다. 장남은 단 한 주도 없다. 이외 김 회장의 누나 김귀연(77)씨가 1.5% 주주로서 특수관계인에 편입돼 있다.
한편 삼화페인트는 이번 주총에서 2024년 결산배당으로 주당 350원(시가배당률 5.7%) 총 87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는 이익잉여금처분 승인안도 처리할 예정이다. 2023년(400원․94억원)에 비해 주당 50원, 배당총액은 8억원가량 줄어든 수치다.
작년 재무실적이 다소 뒷걸음질 친 데 따른 것이다. 매출(가결산 연결기준)이 6280억원으로 전년보다 0.48%(30억원) 줄었다. 영업이익은 26.5%(68억원) 축소된 190억원에 머물렀다. 이익률은 4.09%→3.02%로 낮아졌다. 순이익은 158억원으로 2.24%(4억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