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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긴 연휴"…유통업계 '함박웃음'

  • 2025.02.01(토) 13:00

[주간유통]임시공휴일 지정에 6일 연휴
휴일 늘어나며 쇼핑 가능 시간 증가
백화점·아울렛·쇼핑몰 매출 큰 폭 늘어

/그래픽=비즈워치

[주간유통]은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편집자]

내수 진작

긴 설 연휴, 잘 쉬고 계신가요? 올해는 주말과 설 연휴 사이에 낀 지난 27일 월요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25~30일 엿새의 연휴가 확정됐죠. 지난 31일 연차를 냈다면 오는 2일까지 최장 9일간 쉴 수 있습니다. 지난해 설 연휴가 나흘(2024년 2월 9~12일)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휴일이 상당히 길어졌습니다.

정부가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에 나선 건 내수를 진작하자는 취지에서였습니다. 연휴에는 소비가 늘어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시간이 많아질수록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늘기 때문입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23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임시공휴일 하루가 생겼을 때 발생하는 소비지출이 약 2조4000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하기도 했습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특히 통상 주말 매출 비중이 큰 백화점, 쇼핑몰 등의 오프라인 채널은 연휴 기간 매출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연휴가 길어질수록 주말이 더 늘어나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몰링' 트렌드로 휴일에 백화점, 쇼핑몰 등을 방문하는 수요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 설 연휴 주요 유통업체들의 매출액은 큰 폭으로 늘어났습니다. 일각에서는 연휴가 6일이나 되다보니 소비자의 발걸음이 여러 날짜로 분산돼 오히려 집객 효과가 떨어졌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는데요. 지난해 설 연휴 4일(2024년 2월 9~12일)과 올 설 연휴 6일(2025년 1월 25~30일)의 하루 평균 매출액을 비교해보니 뚜렷한 매출 증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늘어난 일 평균 매출

백화점업계의 경우 큰 폭의 매출액 증가가 있었습니다. 백화점은 통상 설 연휴에 이틀간 휴점하는데요. 올해는 긴 연휴로 나흘간 영업이 가능해 집객 효과가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쇼핑의 롯데백화점은 이번 설 연휴 동안 일 평균 매출이 전년 설 연휴의 일 평균 매출 대비 25% 증가했습니다. 가족 단위 고객의 방문으로 델리 및 베이커리의 매출이 35%나 늘었습니다. 밸런타인 데이를 앞두고 있는 만큼 선물 수요가 늘면서 럭셔리 주얼리·시계의 일 평균 매출은 135%, 뷰티 상품군 일 평균 매출은 40%로 더욱 큰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현대백화점(아울렛 포함) 역시 지난해 설과 비교해 올해 설 연휴의 일 평균 매출 신장률이 32.7%에 달했습니다. F&B 매출은 64.1%나 늘었죠. 설 연휴 쌀쌀한 기온이 이어지면서 아우터(55.8%), 아웃도어(49.4%), 스포츠(41.2%) 등도 호조를 보였습니다. 신세계백화점도 올 설 연휴의 일 평균 매출액이 지난해 설 연휴보다 27.3% 성장했습니다.

설 당일이었던 29일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을 찾은 고객들이 전통 놀이를 체험하고 있다. / 사진=신세계사이먼

아울렛 역시 호조를 보였습니다. 특히 교외형 아울렛의 방문고객이 증가한 것이 눈길을 끕니다. 롯데아울렛의 경우 설 당일에 문을 연 교외형 아울렛의 일 평균 매출이 약 10%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전체 점포가 교외형 아울렛인 신세계사이먼 역시 설 연휴 일 평균 방문 차량 수가 지난해 설보다 25% 가량 증가했습니다.

교외형 아울렛은 도심에서 떨어져 있어 나들이 삼아 방문하는 고객이 많은 주말 매출이 큰데요. 다만 야외에서 쇼핑을 해야해 겨울에는 매출이 크게 늘지 않는 편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연휴가 길어진 데다 추위가 심하지 않아 방문객 수가 확대된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처음으로 롯데·신세계·현대 등 아울렛 3사가 모두 설 당일 일부 점포 영업에 나선 것도 효과가 있었죠.

쇼핑몰도 길어진 연휴 덕분에 매출 증가 효과를 봤습니다. 쇼핑몰은 통상 명절 당일에도 영업하며 많은 방문객들을 끌어모으는데요. 아이파크몰은 올해 설 연휴 일 평균 매출액이 지난해 설보다 10% 늘었습니다. 특히 F&B 매출이 43%나 증가했죠. 설 연휴에 맞춰 선물용 디저트, 전통 간식 등의 팝업스토어를 집중 운영하고 식당가에 가족 단위 고객이 대거 몰린 덕분이었습니다. 스타필드는 대표 매장인 하남점의 올 설 연휴 하루 평균 방문객 수가 1만1000명대로 전년보다 1% 가량 늘었습니다.

일시적 효과?

물론 임시공휴일의 내수 진작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립니다. 연휴가 길수록 오피스 상권 등 일부 지역의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급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연휴 탓에 대금 지급이 지연되면서 타격을 입는 중소상공인도 있죠.

특히 긴 연휴에는 많은 사람들이 해외 여행에 나서니 내수 진작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올해 1월 24~2월 2일까지 열흘간 일평균 기준 21만4000명의 여객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인천국제공항 내 CU. / 사진=BGF리테일

이는 지난해 설 연휴(19만명) 대비 12.8% 증가한 수치이고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20만2000명)보다도 6% 높은 수치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국내에서 소비를 하기보다 해외에서 돈을 쓰고 있다는 거죠.

재미있는 건 해외 여행 수요의 덕을 본 유통업체도 있다는 점입니다. 바로 공항에 입점한 편의점인데요. CU는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 인천국제공항, 김포국제공항, 김해국제공항, 제주국제공항 등 주요 공항 내 입점한 점포 매출이 전년 설 연휴보다 168.1%가 늘었습니다. 인천공항 내 CU 점포의 전체 매출은 3배 이상 증가했고요. 김포국제공항(118.6%), 제주국제공항(82.7%), 김해국제공항(53.3%) 등 다른 공항의 편의점들 역시 매출이 크게 늘었습니다.

올 설에는 길어진 연휴 덕분에 유통업체들은 모처럼 훈훈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만 이런 임시공휴일의 경제적 효과는 일시적인 것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비자들이 이번 연휴 지갑을 연 만큼 2월에는 지갑을 닫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내수 진작을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정책이 이어져야 하겠죠. 경기가 살아나 올해 유통업체들에게 좋은 소식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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