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캐주얼 다이닝으로 콘셉트를 바꾸며 반등에 성공했던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가 지난해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GGS)에 인수된 뒤 처음으로 역신장했다. GGS의 최대 주주는 사모펀드 MBK다. 업계에서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가 객단가를 높이기 위해 주력한 프리미엄 전략이 불황의 벽에 가로막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BACK
업계 등에 따르면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4306억원, 영업이익 55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5.9% 줄었고 영업이익은 30% 가까이 급감했다. 아웃백은 GGS 소속이 된 2021년 이후 2년 연속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왔었다.
GGS 인수 이후 아웃백은 매장 수를 2022년 88개에서 2023년 93개, 지난해 96개로 꾸준히 늘렸다. 올해에도 신규 출점을 이어가며 연초 100개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외식업계에서는 지난해 아웃백이 매출 5000억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잘 나가던 아웃백의 발목을 잡은 건 역시나 '불황'이다. 최근 아웃백은 단독 점포 출점보다는 복합쇼핑몰이나 백화점, 아울렛 등 대형 쇼핑 시설 내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매장을 확장했다. 대형 쇼핑몰에서 쇼핑을 즐긴 소비자들이 그대로 점심·저녁 식사를 아웃백에서 즐길 수 있도록 유도했다.
문제는 긴 불황이 이어지며 소비자들이 외식 소비를 줄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아웃백은 테이블당 단가가 기본 4만원으로 경쟁 외식 브랜드 대비 높은 편이다. 뷔페를 운영하지 않고 스테이크와 파스타 등의 단품과 세트 메뉴를 판매하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가성비'를 챙기는 외식이 아니다.
아웃백이 주력 메뉴로 내세우는 토마호크, 포터하우스 스테이크의 경우 2~3인용으로 800~900g만 주문해도 테이블 단가가 20만원을 훌쩍 넘는다. 가족끼리 가볍게 즐기는 메뉴라기보다는 '큰 마음 먹고' 방문해야 시도할 수 있는 메뉴다.
가성비=뷔페
반면 대표적인 불황형 외식 메뉴라고 할 수 있는 뷔페는 상승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랜드이츠의 애슐리퀸즈다. 2023년 2300억원대였던 애슐리퀸즈의 매출은 지난해 4000억원을 돌파했다. 이에 힘입어 이랜드이츠의 전체 매출도 전년 대비 30% 넘게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178억원에서 320억원으로 80% 가까이 급증했다.
애슐리퀸즈의 성공 요인은 그야말로 '가성비'다. 애슐리 클래식, 애슐리 더블유 등의 일반 매장을 프리미엄 매장인 애슐리퀸즈로 일원화하고 메뉴 가짓수도 평균 80개에서 200개로 대폭 늘렸다. 가격도 평일 점심 기준 1만9900원, 주말 기준으로도 2만7900원으로 3만원이 넘지 않는다. 음료와 커피, 디저트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음을 고려하면 저렴한 편이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절반으로 줄었던 매장 수도 다시 회복세다. 애슐리는 2019년 103개 매장을 운영하다가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시기 직격탄을 맞았다. 2022년엔 매장이 59개까지 줄었다. 하지만 2023년 77개로 20개 가까이 늘렸고 지난해엔 110개를 돌파했다. 이랜드이츠는 올해 40여 개 매장을 더 열어 연말까지 150개 매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백화점이나 복합쇼핑몰 등으로의 입점을 늘리고 있어 비슷한 전략을 내세운 아웃백과의 경쟁이 본격화할 수 있다. 고환율과 원재료·인건비 인상 등의 요인으로 불황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 만큼 가성비를 앞세운 애슐리퀸즈의 성장세가 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오면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줄이는 게 외식"이라며 "가성비를 앞세운 브랜드들이 당분간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