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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건 2030…롯데·신라, 라이프스타일 호텔로 출구 찾는다

  • 2025.04.10(목) 17:09

면세점 업황 불투명…호텔로 수익성 회복
외국인 관광객 늘자…주요 호텔 투숙률↑
L7·모노그램 연내 개점…위탁 운영 하기로

/그래픽=비즈워치

호텔롯데와 호텔신라가 호텔사업에 힘을 싣는다. 5·6성급 럭셔리 호텔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호텔을 표방한 'L7', '모노그램'을 각각 앞세운다. 초기 투자 부담이 적은 라이프스타일 호텔로 내외국인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주력으로 삼아온 면세 사업이 업황 부진으로 고전 중인 만큼 호텔이 실적 개선에 중요한 열쇠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어두운 터널

롯데호텔과 신라호텔은 최근 면세 사업의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원을 다각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면세 사업은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하늘길이 닫히자 실적은 곤두박질을 쳤고, 엔데믹 이후에는 관광객의 쇼핑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면세점을 찾는 발길이 줄었다. 그야말로 면세점의 '수난 시대'다.

/그래픽=비즈워치

수년간 이어진 악재로 지난해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영업손실은 각각 1432억원, 75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업황도 긍정적이지는 않다. 하반기에 면세점 큰 손인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비자 면제가 한시적으로 시행될 예정이지만, 경기 침체 장기화로 과거만큼의 구매력이 뒷받침되지 않을 수 있어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호텔에 거는 기대가 커질 수 밖에 없다. 최근 호텔은 면세점과 달리 관광객 수혜를 누리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해 신라호텔의 평균 투숙률은 78.2%로 집계, 1년 전보다 2.7%포인트 상승했다. 롯데호텔은 객실 판매량이 전년 말과 비교했을 때 5.4% 늘었다.

관광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호텔 수요는 향후 더 늘어날 것이라는 평가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1~2월 방한 외래관광객 수는 총 225만565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늘었다. 이 중 관광 목적으로 입국한 외래객 수는 18.7% 증가한 174만6544명을 기록했다.우리도, 고객도 좋다

롯데와 신라는 최근 들어 럭셔리보다 라이프스타일 호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면세사업의 부진으로 투자 여력이 줄어든 만큼 시간과 비용이 덜 드는 라이프스타일 호텔이 제격이라는 판단이다. 이를 통해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국내외 2030세대를 공략하고, '호캉스(호텔+바캉스)' 수요까지 잡겠다는 계획이다.

신라모노그램 다낭./사진=신라모노그램 홈페이지

신라는 올해 하반기 강원도 강릉시에 모노그램 오픈을 앞두고 있다. 현재 개관을 위한 마무리 공사에 접어들었다. 모노그램은 그간 베트남 다낭에서만 운영해온 호텔신라의 새 호텔 브랜드로, 국내에 선보이는 건 처음이다. 롯데호텔은 연내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에 L7 호텔을 연다. 청량리는 최근 '뉴트로 상권'으로 떠오르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유동 인구가 늘어나는 중이다.

특히 주목되는 건 두 호텔의 운영 방식이다. 롯데와 신라는 이들 호텔을 모두 위탁 운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외부 사업자에게 브랜드를 빌려주고, 이를 대가로 로열티를 받겠다는 의도다. 이미 신라스테이 전 지점과 모노그램 다낭이 이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롯데는 지금까지 미국 시카고, 베트남 하노이 등 해외 지역에서만 L7을 위탁 운영해 왔다. L7 청량리점은 국내 첫 위탁운영 도입 호텔이 될 전망이다.

L7 홍대./사진=롯데호텔앤리조트 제공

위탁운영의 경우 벌어들이는 수익은 직접 경영에 비해 작지만, 리스크 측면에선 효과적이다. 호텔을 짓기 위해 건물을 매입하거나 임차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투자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여기에 큰 돈을 들이지 않고 호텔 사업을 확장,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도 있다. 현재 메리어트와 힐튼, 하얏트 등 세계적인 호텔 체인들도 위탁 운영을 통해 한국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층 사이에서 호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가격이 합리적인 라이프스타일 호텔의 출점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별 문화와 특색을 반영하고 트렌디한 시설들로 꾸민다면 찾는 발길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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