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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의 숨은 조연 '안정제'를 아시나요

  • 2025.06.22(일) 13:00

[생활의 발견]아이스크림 안정제 역할
유통·보관 시 변형 방지…보호막 효과
'무첨가' 트렌드…짧은 소비기한 단점

/그래픽=비즈워치

[생활의 발견]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재들을 다룹니다. 먹고 입고 거주하는 모든 것이 포함됩니다. 우리 곁에 늘 있지만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들에 대해 그 뒷이야기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려 합니다. [생활의 발견]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여러분들은 어느새 인싸가 돼 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와 여름이다!"

아이스크림이 생각나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푹푹 찌고 습한 날씨에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잠시나마 천국을 맛보는 것 같은 기분이죠. 특히 편의점이나 할인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여러 개 살 때면 혹시나 녹을까봐 집까지 가는 발걸음이 유독 빨라지고는 합니다. 녹았던 아이스크림을 다시 얼려서 먹고 싶은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그런데 문득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더위를 이기지 못해 아이스크림 국물이 뚝뚝 흐르기는 해도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녹아 내렸던 적은 한 번도 없더군요. 또 사놓고 잊어버렸던 냉동실 속 아이스크림을 오랜만에 꺼내 먹어도 방금 산 아이스크림과 다른 점을 느끼지 못하기도 하는데요.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사진=윤서영 기자 sy@

사실 아이스크림은 무작정 얼리기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고 합니다. 이렇게 만든 아이스크림은 냉동실에서 꺼냈을 때 얼음처럼 딱딱한 것은 물론 녹으면 아예 물이 되어버린다고 하는데요. 어릴 적 엄마가 착즙한 과일을 트레이에 굳혀서 만들어주시던 아이스크림을 생각해 보니, 단번에 이해가 됐습니다.

그럼 우리가 시중에서 흔히 먹는 아이스크림은 어떻게 시간이 지나도 모양 그대로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걸까요? 이번 [생활의 발견]을 통해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변하지 않는 이유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역할을 해내는 건 다름 아닌 '안정제'입니다. 안정제는 쉽게 말해 일종의 보호막과도 같습니다. 상온에서는 아이스크림이 녹아 없어지는 형태 변화를 막습니다. 냉동 보관 시에는 얼음 결정의 성장을 하지 못하게 해 일정하고도 부드러운 식감을 유지하도록 합니다. 안정제는 아이스크림의 숨은 조력자이자 핵심을 담당하고 있는 셈입니다.

아이스크림에 안정제가 사용되기 시작한 건 20세기 초부터입니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아이스크림은 주로 수작업으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게다가 냉동과 보존이 어려운 탓에 소규모로만 소비되는 게 전부였죠. 품질 저하는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한 마디로 '골칫덩이'였죠.

/사진=윤서영 기자 sy@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안정제의 필요성은 점차 커지게 됐습니다. 이 때문에 1900년대 초반부터는 콩이나 식물의 씨앗, 아카시아 나무, 해초 등에서 추출한 천연 안정제들을 사용해 아이스크림을 만들었습니다. 현재까지도 자주 쓰이는 '구아검', '아라비아검', '카라기난'이 당시에 만들어진 대표적인 안정제입니다. 이 덕분에 아이스크림의 고질적인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고, 부드러운 질감까지도 유지할 수 있게 됐습니다.

나아가 아이스크림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본격적인 대량 유통과 장기 보관이 가능한 제품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냉장과 냉동 기술이 발전한 시기인데요. 이때부터는 안정제의 사용이 아예 표준으로 굳어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혼합 안정제의 개발도 활발히 진행됐죠. 젤라틴과 같은 동물성 안정제가 일부 사용되기도 했지만, 식물성으로 된 다당류가 더 널리 쓰였다고 합니다.안정제의 중요성

그렇다면 기술이 발전된 현재는 어떨까요. 아직도 안정제가 없이는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게 불가능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로 최근 일부 아이스크림 브랜드는 안정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고품질 제품을 만드는 '프리미엄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안정제를 비롯해 유화제, 색소 등을 넣지 않은 '3무(無)'를 강조하는 브랜드들도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다만 이는 상당한 기술력과 유통 시스템, 높은 제조비용 등이 뒤따릅니다. 안정제가 없으면 아이스크림의 보존 기간이 짧아지고, 온도 변화에 민감해져 품질이 쉽게 떨어진다는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이 때문에 대량으로 생산하거나 전국 단위의 유통을 전제로 하는 일반 아이스크림에는 여전히 안정제가 들어있는 겁니다.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 내 아이스크림 매대./사진=윤서영 기자 sy@

요즘에는 먹고 마시는 것에 건강을 생각하는 분들도 많아졌죠. 안정제가 혹시 몸에 해로운 건 아닐까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아이스크림에 들어가는 안정제는 아주 소량에 불과할뿐만 아니라 식품의약처에서 허용한 첨가물이어야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래도 많이 먹어야 할 필요는 없겠죠?

지금까지 아이스크림에 숨어있던 안정제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안정제가 이렇게나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었다고 하니, 새삼 다르게 보입니다. 저는 오늘 에어컨 앞에서 냉동실에 쟁여둔 아이스크림 하나를 꺼내 먹으며 시원한 여름을 만끽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도 아이스크림을 드시게 된다면 오늘 이야기를 한 번쯤 떠올려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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