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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현정은 회장의 '초강수' 통할까?

  • 2013.12.24(화) 10:57

현대그룹 3.3조원 규모 자구안 발표..금융업에서 철수
진정성은 보였으나 실현 가능성은 의문

'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최근 3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발표한 현대그룹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에 공동으로 제공됩니다.[편집자]
 
앵커1>
이번엔 온라인 경제전문매체
기자가 전하는 CEO 소식! 정재웅 기자 연결합니다. 정 기자! 오늘은 어떤 소식인가요?

<기자1>
오늘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그룹 이야기입니다. 현대그룹은 최근 3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내놨는데요. 이번 자구안에 담긴 의미와 배경, 실현 가능성 등에 대해 짚어볼까 합니다.

앵커2>
현대그룹 유동성 위기는 계속 나왔던 얘긴데, 현대그룹의 상황, 대체 어느 정돕니까?

<기자2>
네, 말씀하신대로 현대그룹은 현재 유동성 위기로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상선 때문인데요.

해운업황 침체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 현대그룹은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한 순환출자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운업황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현대상선은 위기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현재 900%에 육박합니다. 내년까지 만기도래 하는 회사채와 기업어음 규모가 1조1000억원에 달합니다.

업황이 좋지 않으니 일감은 줄고 자금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형국입니다.

결국 시장을 통해 자금을 수혈해야 하는데 시장의 입장에서도 업황 회복을 기다려야 하는 현대상선의 현재 상황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앵커2-1>
해운업황 침체는 누구나 알고 있는 상태잖습니까? 그런데 왜 현대상선의 위기가 그룹으로 전이되는 거죠? 무슨 얘깁니까?

기자2-1>
앞서 말씀드린 대로 현대그룹은 순환출자구조로 묶여 있습니다. 따라서 현대상선이 위태로워지면 여타 계열사로 그 고통이 전가되는 구조인 셈인데요. 대표적인 것이 현대상선의 최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입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그룹 계열사 중 그나마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지만 벌어들이는 돈 이상을 현대상선과 그룹 경영권 유지비용으로 투입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세계 2위 엘리베이터 업체인 쉰들러가 호시탐탐 현대엘리베이터 인수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팎으로 난관에 봉착한 상황입니다.

앵커3>
얘기를 듣고보니, 현대그룹의 상황이 쉽지 않아 보이는군요. 정 기자(네) 이번에 대규모 자구안을 내놨다는데, 어떻습니까?

<기자3>
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현대그룹은 지난 22일 전격적으로 자구안을 내놨습니다.

사실 현대그룹은 지난 11월 1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채권단에게 제시했었습니다. 하지만 채권단의 반응은 싸늘했는데요. 이유는 이렇습니다.

채권단의 입장에서는 현재 현대그룹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현대상선의 회생이 필수적인데 현대상선의 해법은 업황 회복밖에는 답이 없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채권단은 이런 불확실성에 기대 현대그룹을 지원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마침 동부그룹이 고강도 자구안을 내놨는데 여기에 핵심 계열사인 동부하이텍 매각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채권단은 현대그룹에게 동부그룹 수준의 고강도 자구안을 요구했습니다. 현대그룹이 자금을 수혈 받으려면 더 강도 높은 자구안을 내놓으라는 것이 채권단의 요구였습니다. 그 핵심에는 현대그룹의 핵심계열사 매각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앵커4>
핵심계열사 매각이라, 채권단이 요구한 것을 현대그룹이 받아들였다. 뭐 이렇게 이해하면 됩니까?

<기자4>
네. 당초 채권단이 원했던 매각 대상 핵심계열사는 현대상선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현대그룹 입장에서는 그룹의 근간인 현대상선을 매각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만일, 현대상선을 매각하면 순환출자구조상 현대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어서입니다. 따라서 대안을 고심하던 현대그룹은 결국 현대증권을 매각키로 결정했습니다.

여기에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등 그룹 내 금융 계열사 모두를 매각해 금융업에서의 철수를 선언했습니다.

현대증권은 현대그룹의 근간을 이루고 있던 핵심 금융계열사였는데요. 현정은 회장도 이번 현대증권 매각을 두고 고민을 많이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그룹 전체를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현대증권을 매물로 내놓게 됐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인수한지 1년 6개월밖에 안된 반얀트리 호텔도 매물로 내놨습니다.

이밖에도 보유하고 있는 유가증권을 비롯한 자산 매각은 물론, 유상증자, 기업공개 등 소위 ‘돈이 되는 것은 모두 내놓겠다’는 자세로 이번 자구안을 발표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5>
그렇군요. 현대그룹이 말 그대로 ‘초강수’를 둔 셈인데, 시장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5>
시장에서는 일단 현대그룹이 예상치 못한 규모의 자구안을 내놓은 것에 놀라는 분위기입니다.

당초 시장에서는 현대그룹 1조원 안팎의 자구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요. 이를 훨씬 넘어서는 규모라는 점에서 현대그룹이 초강수를 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채권단이 강조했던 진정성인데요. 동부그룹과 마찬가지로 핵심계열사인 현대증권을 매각키로 한 점은 일단 시장의 눈높이 맞추려는 현대그룹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시장 관계자들도 현대그룹이 현대증권 매각에 나선 것은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대그룹의 자구안이 이미 예전부터 거론됐던 구문인데다, 현재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아 과연 실제로 실현 가능성이 있을지는 지켜봐야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앵커6>
그렇군요.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현대그룹이 자신들이 발표한대로 자구안을 얼마나 실현시킬 수 있을까 인 것 같은데. 실현 가능성 어떻게 보시나요?

<기자6>
네. 솔직히 말씀드리면 현대그룹의 이번 자구안은 명분을 얻는 차원에서는 성공적이었다고 보이지만 실제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우선 현대증권의 매각의 경우, 이미 시장에 우리투자증권, 동양증권 등 많은 매물이 나와있는 상황이어서 흥행에 성공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또 현대자산운용과 현대저축은행 등도 실적이나 업계에서의 위상이 미미해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금융계열사 매각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이밖에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의 경우 계속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는 스위스의 쉰들러가 반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동안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 등에도 계속 반대의견을 피력한 만큼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밖에 외자 유치와 기업공개 등도 현재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 낙관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향후 현대그룹이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마무리]
정재웅 기자 수고했습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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