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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에 회장님이 안보인다"

  • 2014.03.05(수) 10:35

SK 최태원·한화 김승연 등 사내이사 사임
오너일가, 등기임원 신규선임 거의 없어


 

주요기업의 이사회에서 '회장님'들이 사라지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계열사 등기이사에서 모두 사퇴하기로 했고, 현재 재판이 진행중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사임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달 주주총회를 앞둔 기업들의 안건을 분석한 결과, 새롭게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린 오너일가는 많지 않았다. 기존 체제를 유지하거나 사내이사에서 빠지는 사례들이 많았다.

 

◇ 삼성·LG, 기존 유지..현대차, 소폭 변화

 

삼성과 LG의 계열사들은 대부분 올해도 기존 이사회 체제를 유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권오현 부회장과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신종균 IT·모바일부문 사장, 이상훈 경영지원실 사장 등 4명의 사내이사 체제가 유지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나 이재용 부회장은 미등기 상태다. 삼성 오너중에서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만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될 예정이다.

 

LG는 오너 일가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해도 별다른 변화가 없다. 구본무 회장은 이미 지주회사인 (주)LG의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고, 임기가 만료된 사내이사들은 대부분 재선임될 예정이다.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 역시 LG전자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상정됐다.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현대제철 등기임원에서 빠진다. 정몽구 회장은 다만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 다른 계열사의 등기이사직은 유지한다. 정의선 부회장도 임기가 만료된 계열사에서 재선임 안건이 상정됐다.

 

롯데그룹 주력사인 롯데쇼핑도 신동빈 회장을 재선임하는 등 기존 이사회를 유지할 계획이다.

 

이미 사내이사를 내놓은 오너들도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해 신세계와 이마트 등기이사에서 물러났고, 담철곤 오리온 회장 역시 지난해말 자리를 내놨다. 연봉 5억원 이상 등기임원의 보수를 공개하는 법안이 시행되는 영향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 SK·한화, 씁쓸한 사임

 

SK와 한화그룹은 불가피하게 사내이사를 내놔야 하는 처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그룹내 모든 계열사 사내이사에서 사임하기로 했다. 지난달 실형이 선고된 영향이다.

 

최 회장은 현재 SK를 포함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 C&C 등 4개 계열사 사내이사에 올라 있다. 최 수석부회장도 SK E&S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SK네트웍스 등기이사에서 사임한다.

 

최 회장 형제가 모두 실형을 받고,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만큼 SK그룹은 장기간 오너가 없는 경영체제를 유지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김승연 한화 회장도 지난달 (주)한화와 한화케미칼 등 총 7개 계열사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김 회장의 대표이사 사임은 지난달 형이 확정됐고, 관련 규정으로 인해 사업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한화그룹의 경우 당분간 비상경영위원회 체제를 유지할 방침이며 김승연 회장의 복귀 시점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SK그룹이나 한화와 마찬가지로 현재 재판이 진행중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경우도 사내이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회장은 (주)CJ, CJ제일제당 등 주요 계열사의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다만 일괄적으로 자리를 사임하기 보다 임기가 만료될 경우 재선임하지 않는 방식의 모양을 갖출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회장은 일단 이번달 임기가 만료되는 CJ E&M, CJ CGV, CJ오쇼핑 등 계열사 3곳의 등기이사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남아있는 CJ,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시스템즈 등은 임기를 채운후 물러나는 모습이 될 전망이다. 재판이 진행중인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이나 구자원 LIG그룹 회장 일가 등도 비슷한 결정을 할 가능성이 있다.

 

◇ 오너체제 강화도

 

반면 오너들이 사내이사에 들어오는 경우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빙그레가 대표적이다. 빙그레는 오는 14일 주주총회에서 김호연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해 놨다. 지난 2008년 총선 출마를 위해 경영에서 물러났던 김호연 회장은 6년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하게 된다.

 

효성은 조석래 회장의 셋째 아들인 조현상 부사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올렸다.

 

이미 등기이사로 재직중인 조석래 회장과 이상운 부회장, 조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사장 등은 재선임된다. 이상운 부회장을 제외하고는 사내이사를 모두 오너일가가 채우는 셈이다. 다만 효성은 조석래 회장 등에 대한 재판 결과에 따라 이사진 변화 가능성이 남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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