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맨'. 어떤 일이든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을 뜻한다. 야구에서는 선발투수가 난조를 보여 팀이 위기에 빠졌을 때 구원 등판해 팀의 승리를 지키는 중간 계투 요원을 믿을맨으로 부른다.
현대차는 작년 내수 시장에서 위기에 봉착했다. 수입차에 밀렸다. 소비자들은 현대차를 떠났다. 현대차의 내수 판매 실적은 급감했다. 현대차는 7세대 쏘나타에 거는 기대가 크다. 7세대 쏘나타가 잃어버린 내수를 찾아 줄 '믿을맨'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뼈 아팠던 2013년
현대차의 작년 내수 판매 실적은 64만865대. 전년대비 4.0% 감소했다. 승용차 판매가 줄은 탓이다. 작년 현대차의 승용차 내수 판매 실적은 전년대비 12.4% 줄어든 34만4901대에 그쳤다. 현대차는 경기침체 지속에 따른 소비 부진을 이유로 꼽고 있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다. 실제로는 이렇다 할 신차를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입차 메이커들은 이런 틈새를 파고들었다. 그동안 수입차 선택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가격의 벽이 허물어졌다. 유럽과 미국차는 FTA, 일본차는 엔저에 힘입어 가격을 대폭 낮췄다. 여기에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내수 시장을 잠식했다.
작년 수입차 국내 판매량은 전년대비 19.6% 증가한 15만6497대를 기록했다. 지난 87년 국내 수입차 시장이 개방된 이후 사상 최대치다. 업계의 예상보다도 2년 빨리 연 15만대 판매 돌파라는 성과를 이뤘다. 현대차는 수입차의 파상공세에 당황했다. 수입차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잃어버린 시장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준비는 끝났다
"정말 잘 만들었습니다. 아마 돌풍을 일으킬겁니다" 현대차 국내 영업본부 관계자는 7세대 쏘나타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현대차의 모든 역량을 투입해 만든 모델인 만큼 출시와 동시에 날개 돋힌듯 팔릴 것으로 봤다. 실제로 LF쏘나타는 사전계약 개시 3일만에 총 계약건수 1만대를 넘어섰다.
현대차는 LF쏘나타에 거는 기대가 크다. 작년 한해 빼앗겼던 내수 시장을 되찾아 올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현대차 스스로 "모든 역량을 투입했다"고 자부할 만큼 품질과 디자인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 현대차는 LF쏘나타에 대한 기대가 크다. 작년 내수 시장에서 수입차 등에 밀려 고전했던 만큼 LF쏘나타를 통해 잃어버린 내수 시장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
실제로 현대차는 LF쏘나타에 신형 제네시스와 맞먹을 만큼의 디자인, 기술 역량을 투입했다. 신형 제네시스와 마찬가지로 초고장력 강판 비율을 51%로 올렸다. 핫스탬핑 기법이 적용된 부품 사용 비율도 높였다. 이밖에도 인간공학적 설계와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을 적용한 디자인으로 '프리미엄 중형 세단'의 품격을 갖췄다.
현대차 못지 않게 소비자들도 LF쏘나타를 기다렸다. LF소나타에 대한 대기수요로 지난 2월 쏘나타 판매량이 전년대비 25.1%나 감소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현대차의 LF쏘나타에 대한 자신감과 소비자들의 기대가 맞물리며 LF쏘나타의 흥행이 예고되고 있는 셈이다.
◇ 초기 시장 안착에 주력
하지만 LF쏘나타의 흥행을 지나치게 낙관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LF쏘나타 출시는 분명 국내 중형차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며 "하지만 수입차 업체들도 이에 맞춰 좀 더 공격적인 프로모션과 신차들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수입차 업체들도 현대차의 LF쏘나타 출시에 대비하고 있다. 좀 더 공격적인 프로모션과 다양한 신차 출시 등을 통해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LF쏘나타 출시는 다른 업체들에게 이미 예고된 악재"라면서 "LF쏘나타로 몰릴 수요를 빼앗아 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신규 수요 창출과 작년에 빼앗았던 시장을 유지하는 것이 키포인트"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도 이런 점은 잘 알고 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수입차와 타사 브랜드에게 내줬던 시장을 되찾아오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또 해외 시장에 LF쏘나타를 단계적으로 선보이면서 품질에 대한 검증을 받겠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