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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화학=이부진 몫'?..삼성물산이 열쇠

  • 2014.04.02(수) 18:38

종합화학·석유화학 합병..이부진 사장 최대주주서 밀려
삼성물산, 그룹서 영향력 확대..건설·화학부문 핵심역할

삼성그룹의 계열사 재편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합병을 결의한지 불과 이틀만에 석유화학부문의 양대 계열사를 한데 묶기로 했다.

최근의 계열사 재편작업은 `승계` 각도에서 본다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연관돼있다. 지난해 제일모직의 패션사업부문을 삼성에버랜드에 넘긴 게 이건희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사장을 염두에 둔 조치라면, 이번주 이뤄진 두건의 합병 결정은 모두 장녀인 이부진 사장의 승계문제로 이어진다.

 


그간 재계에선 장남인 이재용 부회장은 전자와 금융을 맡고 이부진 사장은 호텔·건설·중화학, 이서현 사장은 패션·미디어 등을 맡아 장기적으로 계열분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제일모직이 삼성전자 우산 아래 편입되고 화학계열사도 합병을 결정하면서 삼성가(家) 세자녀들의 지분승계 구도가 복잡해졌다.

먼저 건설부문이다. 지분구도만 보면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건설부문에 대한 전자 계열사 영향력이 더 커졌다.

제일모직은 삼성의 건설 계열사인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 13.1%를 보유한 회사다. 증권가에서는 이 지분을 삼성SDI가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물산이 가져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도 삼성SDI는 자신이 보유한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전량을 삼성물산에 매각했다.

이렇게 되면 건설부문 지배구도의 정점에는 삼성물산이 자리잡게 된다. 삼성물산을 잡는 사람이 건설부문을 장악하는 구조다. 현재 이부진 사장은 삼성물산의 고문으로 있지만 삼성물산 지분은 단 한주도 갖고 있지 않다.

반면 오빠인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SDI를 통해 삼성물산을 지배하기가 더 수월해졌다. 특히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의 2대 주주라 그룹 지배구조에서 없어선 안될 회사다.

 

삼성물산의 존재감은 석유화학부문에서 더 확연해진다. 


지분 변화만 보면 석유화학부문을 이부진 사장이 가져갈 것으로 장담하기 어렵다. 이부진 사장은 삼성석유화학 지분 33.2%를 보유한 최대주주였지만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의 합병으로 최대주주 자리에서 밀렸다. 합병 후 이부진 사장이 소유하는 삼성종합화학 지분은 5% 미만으로 확 줄어든다.

반면 두 회사의 지분을 모두 들고 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삼성전자의 지분변동은 크지 않다. 특히 삼성물산은 합병법인의 지분 37%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자리매김해 석유화학부문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결국 이부진 사장이 건설·화학부문을 물려받으려면 삼성물산의 지배권을 확보하든지 삼성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의 합병, 또는 삼성물산의 분할승계 등 쉽지 않은 과정을 밟아야할 전망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승계구도 또한 달라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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