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가(家)의 형제 간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차남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형 조현준 사장과 동생 조현상 부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에 대해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9일 업계 등에 따르면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은 효성그룹 계열사인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와 ㈜신동진의 최 모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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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와 ㈜신동진은 부동산 매매·임대 회사다. 조현준 사장은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조현상 부사장은 신동진의 최대주주다. 조현문 전 부사장도 이들 회사의 지분을 각각 10%씩 갖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월 법원으로부터 자신이 주주로 있는 효성 계열사들의 현금출납장과 계정별원장 등 회계장부를 열람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 받았다.
이번 고발 건도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와 신동진의 회계장부를 열람하다가 효성 측이 100억대의 횡령·배임 혐의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하고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사장은 또 고발장을 통해 두 회사의 최대주주인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의 배임·횡령 혐의도 수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부사장은 현재 국제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으로 형, 동생에 비해 늦게 경영일선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그룹 경영 과정에서 형, 동생과 갈등을 빚어왔다.
결국 조 전 부사장은 자신과 아들 명의의 효성 보유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하면서 효성그룹을 떠났다. 아울러 그룹은 물론 가족들과도 등을 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장남에게 힘을 실어주자 차남인 조 전 부사장이 반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와 신동진의 투자는 적법한 경영판단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경영에 전반적으로 참여했던 사람이 퇴직한 뒤 몸담았던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거는 것은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