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측면에서 최근 효성그룹의 최대 이슈는 단연 조석래 회장의 후계구도다. 지난해 2월 차남 조현문 효성 부사장이 그룹을 떠나고, 조 회장은 비자금 조성과 탈세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는 어수선한 와중에 장남과 3남은 경쟁적으로 효성 지분을 늘려왔다. 지난해초부터 본격화된 지분 확대로 2012년 말까지만 해도 각각 7.3%, 7.9%였던 지분율은 지금은 10.0%, 9.2%로 늘어난 상태다.
이에 대해 효성그룹은 경영권 안정을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차남이 사실상 그룹과 인연을 끊고 7.2%나 되던 지분도 모두 정리한 마당에 경영권 안정을 위해 일가가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차기 경영권을 위한 형제간 경쟁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선도 여전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상반된 시각에도 불구하고 조현상 부사장이 잇따라 주요 계열사의 이사진에 합류하는 것 자체로 장자(長子) 조현준 사장에게 가까이 와있던 후계구도의 추가 차츰 조현상 부사장 쪽으로 이동하며 균형을 맞춰가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한마디로 최근 들어서는 3남에게 보다 힘이 실리며 조 회장의 후계구도가 안개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뜻이다.
효성의 산업자재PG장을 맡고 있는 조현상 부사장은 앞서 지난달 21일 입사 이래 처음으로 효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 효성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에 따라 전략본부장 및 섬유정보통신PG장인 조현준 사장과 똑같이 이사회 멤버가 됐다. 노틸러스효성의 경우에도 형은 감사를 맡고, 동생은 이사회에 참여해 경영을 챙기게 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