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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재계 키워드]②회장님은 여전히 부재중

  • 2014.12.19(금) 09:43

SK, CJ 총수 공백 메우기 역부족
김승연 회장 복귀한 한화와 대비

다사다난했던 2014년이 마무리되고 2015년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경쟁과 대내외적인 불확실성 등을 감안하면 재계는 내년에도 힘겨운 생존경쟁에 나서야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을 관통하는 키워드를 통해 내년 재계가 직면한 과제들을 짚어본다. [편집자]

 

 

국내 대기업 지배구조상 '회장님'의 존재 유무는 절대적이다. 오너체제 지배구조의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고 있지만 대부분 기업들의 빠른 성장과정에는 그룹 총수의 강력한 리더십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긴 어렵다.

 

몇몇 대기업의 경우 여전히 총수들의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수십년간 오너체제 경영시스템을 유지해온 기업들은 아직 이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내년을 바라보는 이들 기업의 고민이 더 커지는 이유다.

 

◇ SK·CJ '공백 메우기' 역부족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대표적이다.

 

최태원 회장은 현재 징역 4년이 확정돼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형기의 3분1을 넘겼지만 선고된 형량을 모두 마치는 시점은 2017년이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대부분 계열사들이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최 회장이 직접 인수에 나섰던 SK하이닉스가 아니었다면 SK그룹 상황은 더욱 어려웠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SK는 지난 10월말 열린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도 현재 위기상황을 단순한 업황부진이 아닌 최고경영자의 장기부재에 따른 기업가치 창출 미흡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지난 정기인사에서는 주요 계열사 CEO들을 대부분 교체했다. 기존 경영진이 '총수 공백'이라는 위기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SK는 조심스럽게 최태원 회장의 사면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지난 9월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발언 이후 고개를 들었던 사면론은 다시 수면아래로 가라앉은 상황이다.

 

CJ의 상황은 더 좋지 않다. 대법원 상고심 재판이 진행중인 이재현 회장의 공백이 계속될 전망이다.

 

손경식 회장, 이미경 부회장 등 오너 일가와 계열사 대표이사들로 비상체제를 가동중이지만 현 사업을 유지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재판결과를 떠나 이 회장의 건강이 여전히 좋지 않은 상태라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이 회장은 현재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재판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법원도 이 회장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을 인정, 이 기간을 내년 3월까지 연장해준 상태다.

 

 

◇ 김승연 회장 복귀한 한화

 

SK, CJ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그룹이 바로 한화다. 집행유예와 사회봉사 판결을 받은 김승연 회장은 사회봉사가 마무리되자 경영에 복귀한 후 숨가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그룹으로부터 방산·화학분야를 가져오는 2조원대 인수합병 계약을 맺었고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 등 태양광사업 계열사들간 합병도 결행했다. 김 회장이 복귀하지 않았다면 이뤄지기 쉽지 않은 결과물들이다.

 

김 회장은 한화건설이 사활을 걸고 추진중인 이라크 신도시사업 현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예년보다 사장단 인사도 조기에 실시되는 등 새로운 진용을 갖추는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총수 존재 여부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 바로 최근 한화그룹의 모습"이라며 "오랜기간 총수 중심 의사결정 시스템에 맞춰졌던 조직이 단기간내 변화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건희 회장이 부재중인 삼성의 경우 다른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백이 적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의 경우 이건희 회장이 세세한 의사결정보다 큰 방향만 제시하고, 그룹 미래전략실과 계열사 대표이사들이 이를 실행하는 구조가 오랜기간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또 SK나 CJ와 달리 3세인 이재용 부회장이 일찌감치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이 회장의 공백을 줄이는 요인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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