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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세 승계]④LG 구광모, 장자 전통 이어질까

  • 2015.01.16(금) 11:07

구광모 LG 상무, 지분 확대·경영수업 진행
장자승계 지속여부 관심..구본준 부회장 역할설 부상

한국 대기업들이 안팎으로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각 산업의 성장을 이끌어 온 창업주와 2세들의 퇴진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이제 3·4세들로의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역사적으로 경영권 승계이후 기업의 명암이 엇갈린 사례는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창업주나 2세와 달리 이들로의 지배구조 변화는 기업의 또 다른 흥망성쇠를 예고하고 있다. 국내 주요그룹 오너 3·4세들 경영참여 현황과 과거 사례, 바람직한 지배구조, 해외사례 등을 정리해본다. [편집자]

 

 

LG의 승계구도는 비교적 명확하다는 평가다. 복잡한 순환출자가 아닌 지주회사 체제를 갖춘 만큼 정점에 있는 (주)LG를 지배하면 모든 계열사를 거느릴 수 있는 구조다. 여기에 LG만의 특징인 장자(長子) 승계 원칙이 지켜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과거 구인회 창업주에서 구자경 명예회장, 구본무 회장까지 LG그룹 경영권은 장자들이 승계해 왔다. 아직 경영권 승계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구 회장의 장자인 구광모 상무가 후계를 이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실제 구광모 상무는 지난해 지주회사로 이동한 후 연말 상무로 승진했고, (주)LG의 지분도 확대하고 있다. 본격적인 경영수업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변수도 있다.

 

◇ '장자 승계' 이어갈까

 

LG그룹 오너일가의 문화는 유교적인 가풍이 지배해 보수적이라는 평가다. 많은 형제들이 있지만 재산이나 경영권을 놓고 다툼을 벌이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딸이나 며느리를 경영에 참여시키지도 않는다.

 

다른 그룹들과 달리 장자가 그룹 경영권을 승계하는 엄격한 전통을 만든 것도 이런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다. 장자 승계 전통을 유지하기 위해 슬하에 아들이 없었던 구본무 회장은 지난 2004년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상무를 양자로 들였다. 여기에는 구자경 명예회장의 뜻이 반영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 구광모 LG 시너지팀 상무

 

다만 변수는 있다. 나이 문제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창업주로부터 50세에 그룹을 물려받아 70세에 구본무 회장에게 경영권을 승계했다. 역시 50세에 그룹을 물려받은 구본무 회장도 올해 70세로, 취임 20년을 맞게 된다.

 

만일 '70세 룰'이나 '취임 20년' 같은 잣대가 적용되면 구 회장이 올해 경영권 승계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후계자로 지목되는 구 상무는 올해 37세로, 그룹 경영을 물려받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구 명예회장이나 구 회장이 50세에 회장에 취임했다는 점도 구 상무로의 경영권 승계가 단시간내 이뤄질 가능성을 낮게 만드는 요인이다.

 

최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그동안의 전통을 깨고, 구 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 경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도 이 때문이다.

 

구 부회장이 일정기간 '시차'를 메우고, 구 상무에게 경영권을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구본준 부회장의 아들인 구형모씨도 지난해 LG전자에 입사해 경영수업에 나서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현재 구본무-구본준 체제가 구광모-구형모 체제로 변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구본무 회장이 여전히 활발하게 그룹 경영에 나서고 있고, 건강에도 문제가 없는 만큼 최대한 지금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은 여전히 우세한 상황이다.

 

 

◇ 경영수업·지분확대 '진행중'

 

구본준 부회장의 역할 여부를 떠나 구광모씨의 경영수업과 승계를 위한 작업은 착착 진행되고 있다.

 

구광모씨는 구 회장의 양자로 입적할 당시 0.26%에 불과했던 (주)LG 지분을 그해에만 2.64%까지 끌어올렸다. 이후에도 범 LG일가에서 나오는 지분을 꾸준히 사들였다. 지난해말에는 친부인 구본능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으며 개인 3대 주주로 부상한 상태다.

 

현재 (주)LG 지분은 구본무 회장이 10.79%로 가장 많고, 구본준 부회장이 7.57%를 가지고 있다. 구광모 상무 지분은 5.83%까지 늘었다.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과 구본식 희성전자 부회장이 각각 3.95%와 4.39%다.

 

앞으로도 범 LG 일가에 분산돼 있는 (주)LG 지분을 매입하거나 증여받는 방법 등을 통해 구 상무의 지분확대 작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수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 입사후 사업부서를 돌며 실무를 익혔던 구 상무는 지난해부터 그룹 계열사 전반을 볼 수 있는 자리를 맡았다. 구 상무는 현재 (주)LG 시너지팀 소속이다.

 

LG 시너지팀은 계열사 사업 전반을 관리하는 자리다. OLED나 에너지 등 각 계열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사업을 점검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컨트롤타워다. 경영수업을 하기에는 최적의 자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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