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오너 일가가 범한판토스의 지분을 인수했다. LG상사 뿐만 아니라 오너 일가까지 범한판토스 지분 매입에 나선 까닭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업계 등에 따르면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아들 구광모 ㈜LG 상무를 비롯한 오너 일가가 범한판토스 지분 31.1%를 총 1919억원에 인수했다. 이번 지분 인수는 LG상사의 범한판토스 지분 51% 인수와는 별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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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한판토스는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둘째 동생 고(故) 구정회씨 일가가 운영해온 회사다. 현재는 구정회씨 3남인 고(故) 구자현씨의 부인 조원희 회장과 아들 구본호씨가 대주주다. 구본호씨는 구본무 회장의 6촌 동생이다.
업계에서는 범 LG家 기업인 범한판토스 인수에 LG그룹의 오너 일가가 직접 지분 취득에 나선 까닭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범한판토스는 지난 2013년 매출액 2조400억원에 영업이익 592억원을 기록했다. LG그룹이 매출의 약 60% 가량을 차지한다.
그동안은 오너 일가의 방계기업인 까닭에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비켜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구 상무 등 오너 일가가 지분 참여에 나서면서 범한판토스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매출의 절반 이상이 LG그룹에서 나오는 만큼 손쉽게 매출을 올리고 그 이익이 오너 일가에게로 흘러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구 상무의 향후 승계를 위한 실탄마련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LG그룹 관계자는 "사업 시너지를 위한 인수일 뿐"이라며 "범한판토스가 LG 계열사로 편입되는 만큼 오히려 일감 몰아주기를 방지하고 철저히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LG그룹이 향후 범한판토스를 그룹의 주력으로 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상사가 진행하고 있는 자원 개발 등과의 시너지도 기대되는 데다 오너 일가가 직접 지분을 매입한 만큼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그룹이 물류사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이번 인수는 구 상무의 승계나 그룹 전체의 사업 포트폴리오 등을 고려한 여러가지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