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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4세 구광모 ‘경영 대권’ 쥐다

  • 2018.05.17(목) 18:22

23년만에 ‘4세 체제’ 명시…경영 수업 12년만
‘장자승계’ 원칙…‘구본준 체제’ 없이 세대교체

재계 4위 LG의 ‘경영 대권’이 오너 일가 4세이자 구본무(73) 회장의 외아들인 구광모(41) LG전자 상무로 승계됐다. 구 회장의 와병으로 비롯된 23년 만에 이뤄지는 세대교체다.

LG 특유의 장자(長子) 승계 원칙에 따른 것으로 구 회장의 동생 구본준 부회장 체제 없이 바로 ‘4세 체제’로 넘어간다. 이제 명실상부한 LG ‘1인자’는 구 상무다. 경영 수업에 들어간지 12년만이다.

 

▲ 구광모 LG전자 상무


◇ 부친 대신 이사진 합류

 

㈜LG는 17일 이사회에서 내달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사내 등기임원으로 선임키로 했다. 주총 승인이 떨어지면 구 상무는 현재 7명(사내 3명·사외 4명)으로 구성된 이사진 멤버로 새롭게 합류하게 된다.

㈜LG 대표이사로 있는 구본무 회장의 건강 악화로 인한 이사회 공백을 후계자인 구 상무가 메우면서 무엇보다 차기 후계구도를 확실하게 못박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LG그룹의 과거 사례를 볼 때 경영의 무게중심이 구 상무에게 실릴 것”이라며 “구 상무를 ㈜LG 등기임원으로 내정한 것도 다음 차례가 구 상무라는 점을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관측했다.

LG의 후계 승계는 ‘장자(長子) 승계’가 원칙이다. 1969년 구인회 창업주가 타계한 이후 장남 구자경(94) 명예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했고, 이어 1995년에는 장손인 구본무 회장이 물려받았다.

즉,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67) ㈜LG 부회장을 놔두고 구 상무를 등기임원으로 내정한 것은 이런 원칙을 재확인 것으로 볼 수 있다.

 

▲ 구본무 LG그룹 회장

 

◇  ‘구본무→구광모’ 직행

구 부회장은 2016년부터 ㈜LG의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아 그룹의 먹거리 발굴을 책임졌으며 지난해부터는 와병 중인 형을 대신해 사실상 그룹 경영 전반을 관할해 온 게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재계 일부에서는 구 부회장이 일정 기간 LG 경영권을 행사하며 그룹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없지 않았다. 구 상무가 40대 초반인데다 그룹 전체를 아우르며 의사결정을 해 본 경험이 없는 만큼 구 부회장이 전권을 쥔 과도기 체제가 있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하지만 구 부회장은 현재 지주회사 ㈜LG 이사회 멤버가 아니다. 따라서 구본무 회장을 대신할 ㈜LG 이사회 멤버를 동생이 아니라 아들로 정한 것은 ‘구본무→구본준→구광모’가 아니라 ‘구본무→구광모’ 로 이어질 것임을 확실히 한 것이다.

㈜LG가 이날 보도자료에서 “(구 상무의 등기임원 추천은) 후계구도를 사전 대비하는 일환”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 구본준 ㈜LG 부회장

 

◇ 4세 구광모와 7인의 부회장 


구 상무가 등기임원이 되면 조만간 대표이사 타이틀을 달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재 ㈜LG는 주주를 대표해 오너 일가인 구 회장과 전문경영인 출신인 하현회 부회장이 각자 대표를 맡고 있다.

이날 이사회가 주주를 대표할 추가적인 등기임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근거로 구 상무를 추천한 만큼 구 상무가 조만간 아버지의 역할을 대신하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이와 맞물려 구 상무의 숙부인 구본준 부회장은 형을 대신해 맡아왔던 권한과 역할을 차츰 구 상무에게 이양하는 절차를 통해 후계 승계가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구 상무를 정점으로 하현회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 6명이 전문경영인들이 책임경영하는 체제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구 상무는 서울 영동고와 미국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과대학을 졸업했다.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에 대리로 입사해 LG전자 미국 뉴저지 법인,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선행상품기획팀, HA(홈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 창원사업장 등을 거치며 현장 경험을 쌓았다.

2014년 4월에는 ㈜LG로 이동해 같은해 11월 상무로 승진했고, 지주회사에서 제조·판매·기획 업무를 맡았다. 올해부터는 LG전자로 옮겨 B2B(기업간거래)사업본부에서 디스플레이산업의 핵심성장 분야인 사이니지 사업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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