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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LG 구본준 분가 시나리오에 등장한 ‘희성’

  • 2018.07.01(일) 17:15

[‘썰(說) 푼’ LG의 2차 분화]
4세 체제 출범후 온갖 계열분리 시나리오 난무
구광모 생부 구본능의 ‘희성’ 엮인 분가설 이채

‘썰썰(說說) 끓는다. ‘경영 대권’을 거머쥔 후계자가 정해졌으니 당연한 일이다. ‘2인자’의 분가(分家)는 이제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 초점은 오로지 몫으로 뭘 가지고 나갈 지로 모아진다.

재계 4위 LG가 ‘4세 경영 체제’를 출범시켰다. 중심에는 고(故) 구본무(1945~2018) LG 회장의 외아들 구광모(40) 신임 회장이 있다. 지난달 29일 지주회사 ㈜LG 이사회 멤버 합류는 물론 LG전자 상무에서 ㈜LG 대표이사 회장으로 파격 승진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대내외에 알렸다.

 

 


‘장자(長子)는 법’이다.

구본무 회장의 둘째동생이자 현재 LG의 유일한 3세 경영자인 구본준(67) ㈜LG 부회장은 경영일선에서 전격 퇴진한다. 연말에 가서는 부회장직과 LG화학, LG전자, LG스포츠 3개 계열사의 등기임원직까지 내려놓는다. 1986년 입사 이래 30여년 만이다.

과거 LG 구(具)씨 집안사람들이 그랬듯, 구 부회장도 다음은 독립 밖에는 없다. 올해 5월20일 구본무 회장 타계 직전(直前) LG의 후계구도가 결정된 뒤 LG의 웬만한 계열사나 주요 사업부문이 죄다 구 부회장의 계열분리 대상으로 회자되고 있는 이유다.

우선 LG디스플레이를 비롯, LG전자의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 분야인 VC사업본부, 실리콘웍스, LG CNS 등이 ‘핫(hot)’하게 물망에 오르내리는 후보들의 면면이다. 실현 가능성 을 떠나 LG의 전자·화학·통신 3개 핵심 사업분야 중 전자 부문의 핵심 계열사를 두루 경영했던 커리어에 기반한다.

구 부회장은 LG전자, LG화학을 거쳐 1997년 LG반도체를 시작으로 1999년부터 7년간 LG디스플레이의 수장(首長)을 지냈다. 2010년부터 6년간은 LG전자의 경영을 진두지휘했다. 최근에는 ㈜LG에서 신성장사업추진단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분가(分家) 밑천도 충분해 시나리오는 더욱 다양해졌다. 현 시세로 1조원에 가까운 ㈜LG 지분 7.72%를 보유한 2대주주다. 2007년부터 4년간 대표로 활동한 LG상사가 후보로 거론돼 왔고, 깊은 관심을 표출해 온 LG화학 바이오 부문 등도 얘기돼 왔다.

‘썰’은 시간이 흐를수록 제법 논리를 갖춰 진화하는 법이다. 구 부회장의 LG 경영일선 퇴진 선언으로 분가 시나리오가 더욱 난무할 것으로 예상되는 요즘, 최근 시나리오로 ‘희성’의 등장이 예사롭지 않다.

요새 새롭게 떠오르는 분가설의 요체는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PRI·material Production engineering Research Institute)과 LG이노텍을 LG에서 분리한 뒤 희성그룹 전자 부문과의 통합이다.

혹은 (주)LG 지분을 매각한 자금으로 따로 계열사를 사서 나가지 않고 희성의 전자 부문을 인수해 독자 경영하는 것도 연장선상에 있다. 어느 것이든 방계가(家) ‘희성’과 엮여있다.

▲ 구광모 (주)LG 대표이사 회장


근데, 이거 말된다.

구광모 회장의 생부이자 희성의 주인 구본능(69) 회장 주도의 사전 정지작업설에서 출발한다. LG가 딴살림을 내줄 때 잡음이 없도록 치밀하게 진행해온 선례에 기반한다. 구자경(93) LG 명예회장이 차남을 분가시킬 때도 그랬다.

구자경 명예회장의 4남2녀 중 둘째아들 구본능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후 1975년 럭키금성상사(현 LG상사)에 입사, 미국 시카코지사장, 해외관리본부장, 금성통신 수출본부장 등을 거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하지만 LG에 몸담은 지 14년째을 맞은 1988년 금성사(현 LG전자) 전략기획실장(이사)를 끝으로 돌연 LG 주력사 경영에서 사실상 배제됐다. 이 해는 당시 LG 기조실 부사장으로 있던 맏형 구본무 회장이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한 때다. 구본능 회장의 나이 40세 때다.

유교적 가풍을 가진 LG에서 ‘장자 승계’는 감히 어느 누구도 토을 달 수 없는 절대불변의 후계 원칙이다. 구자경 명예회장도 이를 못박았고, 차남은 순응했다. 분가는 예정된 수순이었고, 사전 정지작업은 몇 년에 걸쳐 치밀하게 전개됐다.

1992년 6월 희성금속과 한국엥겔하드를 LG에서 계열분리시켰다. 이듬해에는 희성금속 감사를 거쳐 상농기업 부사장으로 비주력 계열사에 적을 두고 있던 구본능 회장을 부회장 승진시키며 희성금속을 독자경영하도록 했다.

이 무렵 희성금속 지분도 물려줬다. 1994년 12월에는 상농기업, 원광, 진광전기 등 3개사 지분도 쥐어줬다. 1995년 4월에 가서는 LG의 계열 정리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국제전선까지 넘겨줬다.

마침내 1995년 2월 구자경 명예회장은 LG의 경영 대권을 구본무 회장에게 이양한 이듬해 1월 구본능 회장을 공식 분가시켰다. 희성이 출범했다. 막내아들 구본식(60) 희성 부회장과 함께 였다. 셋째 구본준 부회장만 본가에 남겨 뒀다.

즉, 이번에는 구광모 회장의 후계 승계를 위해 구본무 회장 못지않게 헌신해온 생부 구본능 회장 주도로 동생의 계열분리 작업을 이미 시작됐다고 넘겨짚어 볼 수 있다. 작년 9월 구본능 회장과 구본식 부회장 형제간의 ‘빅딜’에서 실마리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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