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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방계가 최병민과 CB, 닿지 않는 인연

  • 2018.05.27(일) 11:21

깨끗한나라 오너…발행주식 9% 전환권 소멸
2009년 이어 CB 통한 지분 확대 기회 상실

LG 방계가(家)인 깨끗한나라 오너 최병민 회장과 전환사채(CB)는 인연이 닿지 않는 모양이다. 두 차례에 걸쳐 CB를 대거 사들였을 때는 시세 보다 싼 값에 지분을 확대하려는 속내도 갖고 있었을 테지만 두 번 모두 기회가 소멸한 때문이다.

 

▲ 최병민 깨끗한나라 회장


깨끗한나라는 2013년 5월 전환사채(CB·98회차) 500억원을 공모 발행했다. 외부에서 끌어다 쓴 빚을 단기에서 장기로 바꿔 이자비용을 줄이고, 원료 매입대금 결제 등의 운영자금으로 쓰기 위한 것이다.


만기는 5년(2018년 5월23일) 짜리다. 주식 전환은 발행 한 달 뒤부터 만기 한 달 전까지 5260원에 보통주 1주(총 950만5700주)로 바꿀 수 있는 조건이다.

이 CB는 지난달 23일 전환가능기간이 끝날 때까지 310억원가량이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중도 상환되고 190억원은 미전환된 채 남았다. 이 중 183억원어치를 소유하고 있던 이가 바로 최병민 회장이다.

최 회장은 현재 일가를 포함해 깨끗한나라 지분 38.2%를 소유한 오너이자 LG의 후계자 구광모 LG전자 상무의 고모부다. 부인이 고(故) 구본무 회장의 둘째여동생 구미경씨다.

최 회장은 CB 공모때 전체의 45%인 223억원을 인수한 바 있다. 주식수로는 423만9258주다. 하지만 줄곧 소유하다 작년 5월 40억원에 대해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한 데 이어 잔액 183억원도 만기때 현금으로 상환받았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개인 지분을 현 1.6%→11.9%, 일가 지분을 38.2%→45.3%로 확대할 기회가 사라진 셈이다.

주식으로 전환할 여건이 좀처럼 만들어지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비록 올해 초 미검출 판정을 받기는 했지만, 지난해 8월부터 불거진 생리대 제품 관련 유해물질 논란으로 인한 생산중단·반품 등의 여파로 실적 부진(영업적자 2017년 253억원·올해 1분기 123억원)을 겪는 탓에 주가라고 신통할 리 없다.
 
깨끗한나라 주가는 작년 8월 이후 전환 가능 기간이 종료될 때까지 CB 전환가는 커녕 액면가(5000원)도 안돼는 흐름을 보여왔다. 시장에서 싸게 살 수 있는 데 굳이 시세 보다 비싸게 주식으로 바꿀 리는 만무하다.

이런 일은 앞서서도 또 있었다. 깨끗한나라는 2007년 11월에도 공모 CB(92회차) 200억원을 발행했다. 자금 사정이 신통치 않았던 시기로 무리한 설비 증설로 인해 외부에 진 빚은 많은데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으로는 이자 조차 갚지 못해 빚 돌려막기를 하던 때다.

2007년의 CB 또한 앞서 2004년 11월 발행한 CB 200억원을 상환하기 위한 것으로 만기(2007년 11월)가 될 때 까지 한 푼도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고 원리금(217억원)이 고스란히 남자 이를 갚아야 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사실상 거들떠보지도 않는 탓에 공모에도 불구하고 청약건수는 단 2건에 불과했다. 게다가 최 회장은 이 중 거의 대부분인 199억원 어치를 매입했다. 6000원당 보통주 1주 총 331만6666주로 전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CB 또한 2009년 11월 만기 상환되면서 최 회장의 전환권은 전액 소멸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잠재주식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 신주인수권(워런트)만 남게 됐다. 깨끗한나라는 1999년 6월 BW(59회차) 50억원을 발행한 적이 있는데, 1999년 한 해 반짝 유행을 탔던 만기 40년(2039년 6월) 짜리 사모 BW다. 행사가 1만9900원에 주식으로는 25만1256주다. 이 중 45억원(22만6130주)어치를 갖고 있는 이도 최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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