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S&C가 외형 확대에 나서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세아들이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는 만큼 장래 3세 승계를 위한 기업가치 제고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화S&C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는 23일 전력·수처리·공조 설비에 대한 통합 제어시스템 관련 업체인 에스아이티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1029억원으로, 스카이레이크 펀드 지분 84.9%와 회사 창업자 지분 7.7% 등 에스아이티 지분 총 92.6%를 인수하는 계약이다.
한화에너지는 유틸리티 자동제어 역량과 에너지 절감 기술력을 확보해 기존 사업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새로운 사업분야로 진출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기존 전기·스팀 공급업 중심에서 유틸리티 설비 통합제어 분야까지 역량 확보가 가능한 만큼 실시간 전력감시, 분산에너지 등 신규 에너지솔루션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에너지의 사업확대가 주목을 받는 것은 한화S&C의 기업가치 상승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화S&C 지분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영업실장이 50%, 김동원 한화 디지털팀장과 김동선 한화건설 매니저가 각각 25%씩 나눠가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그동안 한화그룹 승계 과정에서 한화S&C의 지분이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화S&C와 기존 한화 계열사간 합병을 통해 승계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한화S&C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한화S&C의 기업가치가 높아질수록 지분을 보유한 한화 3세들의 영향력도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한화에너지는 삼성과의 방산·화학 분야 빅딜에도 참여 한화종합화학(옛 삼성종합화학) 지분도 30% 확보한 상태다. 한화S&C가 100% 자회사인 한화에너지를 창구로 외형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화에너지가 이번에 인수한 에스아이티는 2001년에 설립됐고 용인에 본사, 동탄과 천안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 임직원 수는 303명, 이중 엔지니어가 200명 이상인 기술집약적인 회사다. 2014년 기준 매출은 803억원에 영업이익은 153억원이다.
에스아이티는 2001년 설립돼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의 유틸리티 제어 소프트웨어를 개발·공급하며 성장해왔다. 유틸리티 제어 소프트웨어는 전력, 오·폐수, 냉공조 등을 자동 제어해 제조 설비의 원활한 가동을 돕는 프로그램으로 최첨단 공장에 적용된다. 에스아이티는 국내 기업으론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면서 지멘스, GE 등과 협업하고 있다.
한화에너지 류두형 대표는 “에스아이티는 국내 유수 고객사들로부터 높은 기술력과 뛰어난 원가 경쟁력을 인정받은 기술집약적 기업”이라며 “기존 유틸리티 공급 사업과 태양광 사업 외에 신규 에너지 솔루션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혀 한화에너지가 중장기적으로 종합에너지 사업자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