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르노삼성&SM6]③예약은 '대박'인데...실제판매는?

  • 2016.03.11(금) 08:10

거듭된 판매 침체로 브랜드 경쟁력 저하
기대작 SM6도 소비자 불만..업계 "지켜봐야"

르노삼성은 SM6 출시를 계기로 내수시장 재건에 나섰다. 르노삼성은 그동안 추락을 거듭했다. 한때 내수 시장의 강자였지만 이제는 옛말이 됐다. 고질적인 라인업 부족과 모델 노후화, 마케팅 실패가 겹쳐지며 최근 수년간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바닥을 헤매고 있다. 르노삼성은 SM6가 그동안의 실패를 단숨에 만회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경쟁업체들도 SM6에 대응할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소비자들도 르노삼성의 신차가 반갑기는 하지만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도 르노삼성이 이번 기회에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편집자] 
 
 
르노삼성에게 올해는 매우 중요하다. 사활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년에는 QM3의 성공으로 그나마 간신히 버텼다면 올해는 SM6를 앞세워 본격적인 반전을 꾀해야 할 때다. 르노삼성이 SM6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전망이 밝지는 않다. 국내 시장에서 르노삼성의 입지가 탄탄하지 못해서다. 과거 SM5 이후 이렇다할 히트작을 내놓지 못한 데다 라인업도 노후화돼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다. SM6도 사전 계약 대수가 실제 판매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옵션 문제 등 벌써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잃어버린 시장

현재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르노삼성의 브랜드 경쟁력은 바닥권이다. 
과거 SM5를 앞세워 내수 시장을 호령했던 모습은 잃어버린 지 오래다. 신차 투입이 거의 없는 늘 똑같은 라인업과 높은 가격 탓에 소비자들은 르노삼성에게서 등을 돌렸다. 이는 곧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내수 판매량 꼴찌로 전락했다.

라인업 부재와 노후화에서 시작된 르노삼성의 몰락은 르노 본사 마저도 외면하게 했다. QM3가 나오기 전까지 세단은 SM3, SM5, SM7 3개 모델, SUV는 QM5 하나로 버텼다. 부분 변경 모델들을 내놓기도 했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판매는 줄었고 이는 르노가 한국 시장에 신차를 적기에 투입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가 됐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르노삼성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연도별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량과 점유율 등을 살펴보면 르노삼성의 부진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지난 2000년 2만6862대를 기록했던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량은 SM5의 인기에 힘입어 급속도로 증가한다. 지난 2010년에는 15만5697대를 판매했을 만큼 르노삼성의 입지는 탄탄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르노삼성의 판매량은 급격하게 떨어졌다. 2012년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량은 5만9926대로 주저앉았다. 사상 최다 판매를 기록한 지 불과 2년만에 판매량이 반토막이 난 셈이다. 경기 침체의 여파로 내수 시장이 위축된 탓이 컸다. 상대적으로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했던 경쟁 업체들은 버틸 힘이 있었다. 하지만 초라한 라인업에 모델 노후화까지 겹친 르노삼성은 버텨낼 재간이 없었다.
 

벼랑 끝에 몰린 르노삼성은 지난 2014년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 QM3의 도입이다. 스페인 공장에서 생산된 물량을 수입해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QM3를 두고 수입차냐 국산차냐 논란이 있었지만 일단 판매 확대가 시급했던 르노삼성은 현지 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책정해 시장을 공략했다. QM3 덕에 르노삼성은 내수 판매량을 일정 부분 회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8만대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내수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르노삼성의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의 위상을 더욱 명확히 알 수 있다. 지난 2000년부터 르노삼성의 내수 점유율은 꾸준히 상승세를 탔다. 지난 2010년에는 10.6%까지 올랐다. 그러나 2012년 4.7%까지 떨어졌다. 이후 6%대까지 회복했지만 작년 다시 5.8%로 내려갔다. QM3 효과가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 르노삼성 운명, SM6에 달렸다

SM6는 르노삼성에게는 회심의 카드다. QM3로 기반을 다졌다고 판단한 르노삼성은 SM6를 야심차게 내놨다. 내수 시장 확대를 위해 신차가 절실했던 르노삼성은 과거 성공 경험이 있는 중형차 시장에 SM6를 선보였다. 일단 반응은 좋다. 워낙 오랜만에 등장하는 르노삼성의 신차인 데다 디자인과 편의사양 등에서 소비자들의 시선을 잡기 충분했다.

르노삼성은 SM6의 사전 계약 대수가 1만1000대를 넘어선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잊혀지다시피했던 르노삼성에 많은 소비자들이 오랜만에 보여주는 관심이 반갑다. 시의적절한 사전 마케팅도 SM6의 인기에 한몫을 했다.
 
▲ 르노삼성이 부족한 라인업을 채우기 위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르노의 '에스파스'. 업계에서는 만일 르노삼성이 국내 시장에서 SM6를 성공시키지 못할 경우 '에스파스'의 도입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M6는 볼륨 모델이다. 그동안 르노삼성이 국내 시장에서 실패했던 것은 볼륨 모델에서 히트작이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르노삼성이 SM6에 거는 기대는 크다. SM6가 성공한다면 르노삼성은 르노 본사에 국내 시장에 더욱 많은 신차를 투입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 결국 SM6의 성공 여부에 르노삼성의 라인업 강화가 달려있는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현재 르노의 다목적 그랜드 CUV인 '에스파스' 도입을 추진중이다. 올해 하반기 QM5 후속을 출시하는데 이어 '에스파스'도 도입해 라인업을 확충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런 계획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SM6의 성공이 필수적이다. 르노 본사에서도 이번 SM6의 성공 여부를 눈여겨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점점 커지는 불만 
 
업계에서도 최근 SM6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에 대해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경쟁업체들이 관심을 갖는 부분은 현재의 인기가 얼마나 판매로 이어질 것인가다. 일단 업계에서는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통상적으로 신차 출시 전에 진행된 사전 계약이 온전하게 판매로 연결되는 경우는 드물다. 일단 선점하고 보자는 심리로 사전 계약을 했다가 실제 출시 이후에 취소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이 SM6의 사전 계약대수가 1만1000대가 넘었다고 자랑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전 계약대수를 공개하는 것은 마케팅 차원의 전략일 뿐"이라며 "본격적으로 판매가 시작된 이달부터 오는 5월까지의 판매량을 살펴봐야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SM6는 중형차이지만 준대형을 지향하고 있다. 실제 경쟁상대는 쏘나타와 K5이지만 르노삼성은 경쟁 대상으로 K7을 꼽고 있다. 하지만 SM6로 K7을 이길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특히 최근 SM6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되면서 SM6가 예상 외로 고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옵션 정책에 대한 불만은 향후 SM6 판매 확대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 르노삼성의 SM6가 본격적으로 시판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도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특히 옵션 문제와 명확하지 않은 인도 시기 등 각종 문제점들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이 초기에 이런 문제들을 매끄럽게 해결하지 못한다면 향후 SM6 판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있다.
 
여기에 최근 수년간 판매 부진으로 과거 구축해뒀던 영업과 마케팅 라인이 취약해진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신차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생산과 판매의 유기적인 결합이 중요하다. 하지만 르노삼성의 경우 이 부분이 탄탄하지 못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확대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미 동호회 게시판 등에는 사전 계약을 했음에도 약속한 날짜에 차량을 인도 받지 못한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다.

현재 영업 일선에서는 SM6 LE모델의 경우 오는 4월, RE모델은 6월에야 인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일정들이 수시로 바뀐다는 점이다. SM6를 사전 계약하고 인도를 기다린다는 한 소비자는 "처음에는 3월 말로 얘기하더니 얼마 전에는 6월로 바뀌었다고 했다"며 "문의할 때마다 확답을 안주고 인도 시기가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하는 통에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이 SM6의 판매 확대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니 판매와 생산 간의 불일치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이 단기간 내에 조정이 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현재 르노삼성의 조직 등을 감안하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