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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2016](르포)"삼성·LG, 휴대폰·TV는 좋지만 가전은 멀었다"

  • 2016.09.03(토) 08:42

독일 시장선 밀레 등 전통강자에 밀려
"화려한 마케팅보다 품질 주력해야" 평가

[독일 베를린=정재웅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럽 시장 본격 공략을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패밀리 허브'를 테마로, LG전자는 '시그니처' 시리즈를 앞세운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웠다. 

이에 대해 독일 현지인들 반응은 어떨까 궁금했다. 2일(현지 시간) 독일 내 최대 가전 양판점인 '자툰(SATURN)'을 찾았다. 자툰은 삼성, LG는 물론 독일 자체 브랜드 등 각종 가전 제품을 총망라해 판매하는 곳이다. 대부분의 독일 소비자들이 가전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자툰은 독일 소비자들의 가전에 대한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곳으로 평가된다.

베를린 IFA 전시장에서 차로 15분가량 떨어진 자툰 매장은 베를린 시내 쇼핑의 거리(Tauentzien Straße 9번가)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곳은 유동 인구가 많은데다 베를린에서도 쇼핑의 중심거리로 유명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 베를린 시내 쇼핑 중심가에 위치한 가전 양판점 'SATURN' 모습.

자툰 매장 2층에 올라서자 가장 먼저 에스컬레이터 정면에 삼성전자가 마련한 'SUHD TV CAFE'가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최근 삼성전자가 베를린 시내 곳곳에 자사의 제품 홍보를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커피와 함께 삼성의 다양한 신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매우 반응이 좋다는 평가다.

자툰 2층에는 삼성, LG를 비롯한 독일 내 시판 중인 각종 TV가 전시돼 있었다. 특히 삼성과 LG는 화려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자사의 신제품을 홍보하는 중이었다. 한국 제품이 정말 독일 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지 궁금했다. 마침 매장 스태프로 일하고 있는 베네딕트 하인즈씨를 만났다.

그는 "삼성과 LG TV에 대한 독일 소비자들의 관심은 무척 높다"며 "특히 삼성의 경우 8년 전부터 독일 내 TV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 TV가 독일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까닭은 독일 최초로 얇은 베젤의 TV를 선보이면서 디자인 측면에서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SATURN' 내에 전시된 삼성 TV.

아울러 "LG는 현재 삼성을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독일 내 TV 시장 점유율은 삼성, LG, 소니 순인데 삼성과 LG의 격차가 크다. 다만 최근에는 그 격차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TV 시장을 한국 업체들이 석권하고 있는셈이다.

하지만 그는 TV를 제외한 여타 가전제품에 대해서는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LG 브랜드로 전환하기 전 '럭키금성'에 근무했었다는 하인즈씨는 "LG의 경우 TV 이외의 나머지 가전제품에서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많이 받지 못하고 있다"며 "중급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독일 소비자들의 경우 화려함 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제품의 품질을 구매의 가장 큰 요건으로 꼽는다"면서 "삼성이든 LG이든 지금처럼 화려한 마케팅에 치중하기 보다는 제대로된 품질을 갖춘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럽 시장을 가져가는 데에 있어 적절한 전략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 'SATURN' 내에 전시된 LG 시그니처 TV.

자툰을 나와 이번에는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미디어 마켓(Media Markt)'을 찾았다. 미디어 마켓은 자툰과 마찬가지로 독일 내에 유통되는 다양한 브랜드의 가전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베를린 시내 Krumme Straße 48번가에 위치하고 있다. 자툰 보다 규모는 작지만 많은 독일인들이 자주 찾는 가전제품 양판점이라는 것이 현지 관계자의 설명이다.

미디어 마켓에서는 삼성과 LG의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 가전의 판매 추이를 물었다. 그곳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많은 독일 소비자들이 삼성과 LG 등 한국 제품을 찾고 있다"며 "삼성과 LG의 세탁기나 냉장고는 양사 모두 비슷한 수준으로 판매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 'Media Markt'에 전시된 삼성 냉장고.

이 관계자는 다만 "독일 소비자들이 삼성과 LG제품을 많이 찾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중저가 마켓에서 경쟁하는 것"이라며 "가격대비 성능이 좋다는 인식때문에 찾을 뿐 대부분 독일 소비자들은 밀레(Miele)와 같은 브랜드를 더 많이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밀레의 경우 세탁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삼성과 LG가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내놓지 않는 한 독일시장에선 밀레 브랜드를 넘어서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매장에서는 몇몇 소비자들이 세탁기를 둘러보고 있었다. 소비자들은 화려한 기능과 색상으로 디스플레이 된 삼성과 LG의 세탁기와 냉장고 보다는 밀레, 보쉬(Bosch), 지멘스(Siemens) 등 오랜 기간 전통적으로 가전에서 품질로 인정 받은 브랜드들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었다.

▲ 'Media Markt'에 전시된 LG 세탁기.

아울러 최근에는 독일 현지의 중저가 브랜드들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OK', 'SEVERIN', 'Bauknecht' 등 현지 브랜드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들도 가성비를 앞세운 전략으로 조금씩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삼성은 TV와 휴대폰에서, LG는 그나마 TV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여타 제품에서는 아직 세계적인 독일 브랜드에 비해 미흡한 수준"이라면서 "독일을 비롯한 유럽 소비자들은 외형에 치중하기 보다는 단순하지만 제대로된 기능을 하는 제품을 선호하는 만큼 여기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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