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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커지는 반도체업계 M&A..한국엔 어떤 영향?

  • 2016.11.02(수) 08:34

모바일 1위 퀄컴, NXP 인수..자동차분야 진출
'시스템반도체 육성' 공언한 삼성전자 행보 주목

미국 퀄컴이 NXP반도체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반도체업계 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수합병(M&A)이 성사될 전망이다. 모바일반도체 세계 1위인 퀄컴은 자동차반도체 분야 1위인 NXP 인수를 통해 외형확대는 물론 사업다각화에도 성공하게 된다.

 

세계 반도체시장 1위인 인텔도 인수합병에 나섰고,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가 영국 ARM을 인수하는 등 반도체 업계에서 굵직 굵직한 인수합병이 잇따라 성사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분야를 장악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당장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글로벌 기업들의 이같은 행보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 퀄컴, 자동차 반도체로 영역 확대

 

퀄컴은 지난달말 네덜란드 NXP반도체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인수금액은 총 470억 달러다. 한화로는 약 54조원에 달한다. NXP의 채무도 동시에 인수하는 만큼 실제 퀄컴이 지불하는 금액은 약 390억 달러 정도다.

 

퀄컴의 NXP 인수가 주목받는 것은 막대한 금액외에도 서로 다른 분야 선두주자간 결합이라는 점 때문이다. 퀄컴은 모바일 반도체 세계 1위 기업이다.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모뎀칩이나 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다만 최근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있고, 삼성전자나 화웨이 등이 자체 AP를 개발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NXP반도체 역시 자동차용반도체 분야 1위 기업이다. 각종 전장부품에 소요되는 반도체를 생산한다. 지난해 프리스케일을 인수를 마무리하며 르네사스, 인피니온을 제치고 자동차반도체 분야 1위로 부상한 상태다. 지난해 매출기준 세계 반도체업계 4위를 차지했던 퀄컴은 10위인 NXP 인수를 통해 인텔, 삼성전자에 이어 3위 자리를 굳건히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반도체 분야의 관심사가 스마트폰 등 모바일에서 자율주행 등 스마트카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퀄컴은 이번 인수를 통해 사업 다각화와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퀄컴이 보유한 통신칩 관련 기술과 NXP의 자동차용 솔루션이 결합할 경우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도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한국 반도체, 영향은 없나?

 

인텔에 이어 퀄컴도 대형 M&A에 나서는 등 반도체 업계의 판도가 변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이후 최근까지 반도체업계에서 2000억 달러가 넘는 규모의 인수합병이 성사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단 이같은 변화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를 장악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 등이 인수합병, 투자 확대 등을 통해 메모리반도체 육성이 나서고 있지만 아직 기술격차는 상당하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성장을 모색하고 있어 업계 재편에서 자유롭지만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현재 자체 AP와 파운드리 등의 시업을 하고 있지만 미래사업으로 자동차 전장부품 진출도 공식화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올해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사업을 맡고 있는 권오현 부회장 산하에 전장사업팀을 만들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역량을 기반으로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 등의 분야에 진입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반도체 업계에서 대규모 인수합병이 단행되면서 삼성전자와 퀄컴의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들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삼성전자는 NXP 인수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전기차업체인 BYD에 5000억원 수준의 지분투자를 단행하기도 했고, 이태리 자동차부품회사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 가능성도 제기된 상황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당장 메모리반도체 분야에 미치는 영향은 없지만 업계 전체적으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며 "삼성전자도 필요할 경우 인수합병에 나서겠다는 전략인 만큼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지켜봐야 한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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