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업계 등에 따르면 포스코는 오는 9일 이사회를 개최한다. 권 회장은 이번 이사회에서 자신의 거취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은 지난 2014년 3월 14일 회장으로 취임했다. 내년 3월 14일까지가 임기다. 임기 종료 3개월 전인 오는 14일 이전에 자신의 연임 혹은 퇴임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해야한다.
권 회장이 연임을 결정할 경우 포스코 이사회는 CEO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한다. CEO 후보추천위원회는 권 회장을 단일 후보로 놓고 자격심사를 한다. 그동안의 포스코 회장 선임 과정을 봤을 때 큰 결격사유가 없는 한 현 회장이 연임의사를 밝힐 경우 그대로 회장직을 유지해왔다.
▲ 포스코는 오는 9일 이사회를 개최한다. 업계에서는 이 자리에서 권오준 회장이 연임 여부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고 있다. |
하지만 퇴임 의사를 밝힌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CEO 후보추천위원회가 자문단을 꾸린다. 자문단이 후보들을 추천하고 CEO 후보추천위원회가 자격심사를 거쳐 최종 1인을 선정한다. 이사회가 이를 내년 3월로 예정된 주주총회에 추천하고 여기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이사회에서 다시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하게 된다.
포스코 내부에서는 수개월 전부터 권 회장의 연임 여부에 대한 각종 추측들이 많았다. 이와 더불어 만일 권 회장이 퇴임 의사를 밝힌다면 후임으로는 누가 유력하다는 등의 하마평도 돌았다. 하지만 대체적인 의견은 권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힐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앞으로도 '권오준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권 회장의 연임설이 설득력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그동안 권 회장이 회장으로 재임하면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권 회장은 전임 정준양 회장 시절 무분별한 확장으로 무너진 포스코의 재무구조와 사업구조 재편에 전력투구했다. 취임 일성도 '재무구조개선'이었을 만큼 포스코의 재무 상황은 심각했다.
권 회장은 취임 이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비핵심 계열사 매각 및 합병, 인적 구조조정, 비수익 자산 정리 등 총 149건의 구조조정 목표를 세웠고 이 중 98건을 마무리했다. 연임을 한다면 내년까지 남은 51건을 마무리한다는 로드맵을 가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실적이다. 정준양 전 회장 시절 약화될대로 약화됐던 철강업 본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를 강조한 결과, 포스코는 지난 3분기에 4년만에 '1조 클럽'에 재가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아울러 R&D 부문에 대한 역량 강화를 통해 월드 프리미엄 제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와 솔루션 마케팅을 정착시켰다.
▲ 단위:억원 |
이에 따라 재무건전성도 좋아졌다. 지난 3분기 연결 부채비율은 전기대비 5.5%포인트 낮아진 70.4%로 연결 회계 기준을 도입한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별도 부채비율도 전기대비 2.3%포인트 감소한 16.9%로 창업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연결 기준 차입금은 전기대비 2조2643억원 감소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외부 차입금보다 자체 보유 현금이 많아지면서 순차입규모가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권 회장 체제에서 과거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글로벌 철강 업황의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에서도 사업포트폴리오 재조정과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실적 및 재무구조를 개선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최근 불거진 최순실 사태 등으로 포스코 및 권 회장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점은 부담이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권 회장의 경우 K-스포츠 재단의 배드민턴단 창단 요구에 대해 거절의사를 분명히 한 만큼 기금을 출연한 여타 기업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는 점에서 연임에 큰 장애 요소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아마도 권 회장이 연임을 하게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무너진 포스코를 다시 되살리고 현재와 같은 안정적인 경영체제를 갖추게 한 만큼 내부적으로도 권 회장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