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오는 22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간다. 작년 임금 교섭이 올해 말까지 와서도 교착상태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파업 시기 전체 운항편의 8% 줄여 운영키로 했다. 이 기간에는 성탄절이 포함된 주말이 끼어있어 겨울철 여행객들의 적지 않은 불편이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지난 7일 조종사 노조가 사측이 제시한 2015년 입금협상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부분파업을 진행키로 함에 따라, 파업이 시작하는 22일부터 26일까지 닷새간 여객 및 화물 운항을 총 1084편 중 91편, 전체의 8% 감축 편성키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대한항공 여객편은 왕복 기준 총 1017편 중 84편(8.3%) 감편된다. 국제선은 372편 중 20편(3%) 줄지만 국내선은 372편중 64편(17%) 감축한 채 운항한다. 화물편은 67편중 7편(10.8%)이 줄어든다.
여객 국제선의 경우 일본·중국·중동 지역 나리타·오사카·홍콩·두바이·리야드(제다) 일부 노선이 감편 영향을 받는다. 다만 미주·유럽·대양주·동남아 노선은 전편 정상운항한다.
국내선 중 제주 노선(제주~김포·김해)은 24편(10%), 대체 교통수단이 있는 내륙 노선(김포~김해·울산·여수)은 40편(28%)이 감편한다. 제주 노선의 경우 감편 기간에 성탄절 주말이 끼어 있어 이용객이 인기 노선인 제주 왕복 항공권을 사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국토교통부는 "다른 항공사의 운항편을 포함한 전체 감편 규모는 국제선 6.6%, 국내선 6.4%로 적은 편이어서 타 항공사 운항편을 통한 대체 수송이 가능할 것"이라며 "화물 수송도 화물기 부정기편 시장이 활성화돼 있고, 경유노선 활용도가 높아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한항공 측은 파업으로 영향을 받는 항공편에 대해 홈페이지, 문자메시지(SMS) 등 여러 채널로 공지할 예정이다. 해당 항공편에 예약한 승객들에게는 대체편 제공과 환불 또는 목적지 변경 시 별도 위약금이 없도록 해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2010년 필수 공익사업장으로 지정돼 조종사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국제선 80%, 제주노선 70%, 내륙노선 50% 운항 유지가 의무화돼 있다.
항공당국은 파업 이틀 전인 20일부터 항공안전 감독대책을 수립해 파업종료시까지 실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토부는 특히 이 기간 ▲제한된 조종사로 스케줄을 소화하는데 따른 휴식시간 부족과 피로 ▲운항시간에 맞추기 위해 비행 전후 각종점검과 안전절차 미이행 ▲자격을 갖추지 못한 조종사 탑승을 3대 점검분야로 꼽아 철저히 관리감독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파업으로 대규모 결항이나 운송마비 사태 등의 발생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본다"며“안전사고에 철저 대비하는 한편 철도에 이어 연이어 파업이 발생하는 만큼 국민 피로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면밀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총액기준 평균 1.9% 임금 인상안을 조종사 노조에 제시하고 2015년 임금교섭을 진행해 왔다. 노조는 애초 37% 인상안을 제시했다가 인상요구 폭을 29%로 낮춘 바 있다.
회사 측은 형평성 차원에서 조종사 임금 인상 폭도 일반노조와 같은 수준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조종사 노조는 직종 성격이 다른 만큼 임금교섭은 따로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