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해외시장 판매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사드(THAAD)로 촉발된 중국에서의 판매량 급감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이로 인해 전체 판매량도 줄고 있다. 다만 내수시장에서 신형 그랜저의 선전과 '반격 카드' 소형 SUV '코나'의 존재는 위안거리다.
기아자동차는 스포츠 세단 ‘스팅어(Stinger)'를 본격 출시하며 반등 기회를 모색 중이다. 기존 차량의 모델 노후화로 판매량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스팅어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 답을 못찾는 현대차
현대차는 5월 국내외 시장에서 36만7969대를 판매했다고 1일 밝혔다. 전달(36만4225대)보다는 1% 증가했고, 작년 5월(42만9084대)에 비해선 14.2%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3개월째 작년에 비해 매달 감소 추세를 이어갔다. 해외판매가 점점 더 부진한 탓이다.
올 1월과 2월만 해도 글로벌 판매량은 34만2648대, 34만1345대를 기록하며 전년 같은기간보다 1.3%, 1.5% 증가했다. 악몽은 3월부터 시작됐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선전을 이어왔지만 중국에서의 판매량 급감이 뼈아프다. 사드 갈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여기에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신흥국 시장 성장 정체 등의 영향이 더해졌다.
실제 3월 이후 해외시장 판매 감소 폭이 커지고 있다. 3월 해외 판매량은 34만3164대로 전년대비 7.8% 줄었고, 4월(30만3864대)에는 13.9% 뒷걸음질쳤다. 5월에는 30만7362대로 전달보단 1.2% 증가했지만 작년 5월에 비해선 16.5% 감소했다. 3월 이후 역성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시장에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후폭풍'이 계속되는 탓이다.
내수시장이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5월에는 6만607대를 기록했다. 전달(6만361대)보다는 0.4% 증가했고, 전년 같은(6만827대)기간에 비해선 0.4% 줄었다.
특히 그랜저가 총 1만2595대(하이브리드 1845대) 판매를 기록했다. 작년 12월(1만7247대)을 시작으로 6개월 연속 1만대 돌파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쏘나타 7597대, 아반떼는 7834대를 기록하며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는 오는 13일 코나를 국내에서 전 세계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 모델을 통해 판매량 부진을 탈출하겠다는 계산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력 차종에 대한 판촉 강화는 물론 첫 소형 SUV 코나를 성공적으로 출시해 판매확대를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 기아차, 스팅어만 믿는다
기아차는 5월 국내외 시장에서 총 21만9128대를 팔았다. 전달(20만9831대)보다는 4.4% 늘었고, 전년 동기(24만2847대)대비로는 9.8% 감소했다.
내수시장 판매는 4만3522대로 집계됐다. 전달(4만3515대)과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작년 5월(4만7614대)보다는 8.6% 줄었다.
기아차는 상황이 더 나쁘다. 올 들어 계속 역성장 중인데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해외 부진의 확대로 3월부터 감소 폭이 급격히 커졌다. 3월과 4월 해외 판매량은 18만601대, 16만6317대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12.5%, 13.9% 줄었다. 5월에는 17만5606대에 머물며 전달에 비해선 5.6% 늘었지만 작년 5월과 비교하면 10.1% 감소했다.
전반적인 모델 노후화로 인한 판매 감소가 이달에도 이어졌다. 특히 K3와 K5 등 K시리즈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K3는 2254대 판매돼 전달보다 19.6%, 전년 동월대비 39.3% 감소했다. K5 역시 각각 6.3%, 25.2% 줄어든 3377대를 파는데 그쳤다.
기아차는 지난달 30일부터 스팅어 판매를 개시했다. 출시 3일 동안 판매대수는 370대를 기록했다. 스팅어는 사전 계약 8일 동안 약 2000대를 팔았고, 시승신청만 4000건이 넘어 6월부터 판매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