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이 주도권을 쥔 가전과 자동차 산업에 경고등이 켜졌다. 일본의 소니는 전세계 프리미엄급 TV시장의 점유율을 큰 폭 끌어올리며 국내 기업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고, 현대·기아차는 일본 완성차업체들에 중국시장을 내주고 있다.
12일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세계 '프리미엄TV 시장'의 업체별 점유율은 소니 39.0%, LG전자 35.8%, 삼성전자 13.2% 순으로 나타났다.
대당 1500달러(한화 약 169만원) 이상의 프리미엄TV 시장은 지난해 1분기만 하더라도 삼성전자(39.5%)가 압도적 1위였다. 그러다 가전업계의 대목인 지난해 4분기 LG전자가 두각을 나타냈고 올해 들어선 소니가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제치고 1위 자리를 꿰찼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는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TV에서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확대했다"며 "라인업이 훨씬 다양한 삼성으로선 프리미엄급의 가격을 낮추면 하위 레벨까지 줄줄이 낮춰야해 가격대응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니는 대당 2500달러(약 280만원) 이상 '초프리미엄TV 시장'과 70인치 이상 대화면TV 시장에서도 약진했다. 초프리미엄TV 시장점유율 1위는 LG전자로 전년과 같은 40.8%를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소니는 9.8%포인트 상승한 34.4%를 기록했다. 70인치 이상 대화면TV 시장에서도 소니는 26.6%의 점유율로 삼성전자(31.6%)를 바짝 따라붙었다.
일본 기업의 약진은 중국 자동차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한중간 사드 갈등으로 휘청이는 사이 일본 완성차업체들이 현대·기아차 물량을 대거 빨아들였다.
중국승용차연석회의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중국에서 총 17만5576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에 견줘 60.8% 급감했다.
반면 닛산,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완성차업체 3곳의 중국내 판매실적은 총 94만3465대로 전년동기대비 15% 증가했다. 이 기간 자동차 판매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혼다였다. 혼다는 3월에만 전년동기대비 30% 가까이 늘어난 11만9976대를 판매했다.
일본 업체들은 현대·기아차의 수요층이 이탈하는 동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을 대거 확충하고 신차를 연이어 출시하며 중국시장을 잠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