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또 다시 터닝 포인트를 찾지 못했다. ‘사드(THAAD)’ 여파로 중국 판매가 계속 감소하는 등 해외시장에서 줄곧 후달리고 있다. 국내시장은 나름 버티고 있지만 힘에 부친다. 기아차는 더 상황이 안좋다. 내수와 수출 모두 맥을 못 추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꺼내 든 반전 카드 ‘코나’와 ‘스팅어’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 터닝 포인트 못찾은 현대차
4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6월 글로벌 판매량은 37만6109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4만5021대)에 비해 15.5% 줄어든 수치다. 3월 이후 전년 동기 대비 4개월 연속 감소 추세다. 감소폭도 점점 더 커져 3월 6.3%, 4월 11.7%, 5월 14.2%에 이어 더욱 확대됐다.
무엇보다 해외시장의 부진이 멈출 줄 모르는 데 기인한다. 6월 해외판매량 31만4272대로 1년 전에 비해 16.2%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4개월 연속 역성장으로 한 달 전 16.5%의 감소폭을 줄이는 데도 실패했다.
3월 이후 역성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올 3월 불거진 사드 이슈의 후풍풍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주력 시장 중 하나인 미국 시장에서도 계속해서 부진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6월 국내 판매량 또한 작년 6월보다 11.6% 줄어든 6만1837대에 머물렀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 개소세 인하로 인한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선전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랜저는 1만2665대(하이브리드 포함) 판매돼 7개월 연속 1만대 돌파에 성공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를 잡았다. 쏘나타 역시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인 ‘뉴 라이즈’가 출시된 3월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6월 9298대가 팔려 정점을 찍었다. 승용 모델 전체 판매량(3만556대)에서 두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만 72%에 달한다.
현대차는 여기에 지난달 28일 본격 출시한 소형SUV 코나에 올 하반기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출발은 좋다. 국내 사전계약 대수만 지난달 26일 현재 5012대에 이른다. 이달 중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도 출시된다.
◇ 갈수록 할 말 잃는 기아차
기아차는 할 말을 잃었다. 6월 내수 및 해외 판매량이 23만2370대로 작년 같은 기간 보다 13.3% 감소, 기아차의 경우는 올 1월 이후 무려 6개월간 전년 대비 감소 추세를 이어갔다.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중국과 미국 등 주력시장에서 부진을 겪으며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6월 해외 판매량이 1년 전보다 14% 줄어든 18만5355대에 머물렀다. 1월 이후 계속해서 뒷걸음질친 것은 물론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국내 판매량도 나을 게 없다. 6월 내수 판매는 4만7015대로 작년 동기 대비 10.5% 감소했다. 주력 모델 노후화 탓이다. K3(2612대)와 K5(3944대)가 각각 36.2%, 19.1% 줄었다. RV 또한 스포티지(3517대)와 쏘렌토(6176대)가 29.3%, 16% 줄었다.
다만 6월 국내 판매량이 한 달 전에 비해 8% 성장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특히 올들어 3월(4만7621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판매량이다.
퍼포먼스 세단 스팅어 효과다. 지난달 6월부터 판매가 본격화된 스팅어는 총 1322대가 판매돼 당초 목표였던 월 평균 1000대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이와 함께 모닝(6724대)과 레이(1953대) 등 소형차 판매도 증가했다. 여기에 이달 중순에는 소형SUV 스토닉을 본격 출시한다. 기아차가 올 하반기 반전을 기대하는 이유다.